임종식 경북교육감 취임 100일 들여다 봤더니…학교 부담 줄이고 학생 성장에 집중

임종식 경북교육감 취임 100일 들여다 봤더니…학교 부담 줄이고 학생 성장에 집중

정책사업 50% 감축·사람 중심 AI 교육 대전환 추진…“정책 절반 줄이고, 교육 미래 다시 설계”
내년 조직개편·예산 반영 본격화…교육재정 확보와 현장 체감 성과가 향후 관건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민선 3기 취임 100일 동안 경북교육의 구조를 바꾸는 대전환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월 1일 취임식에서 '사람 중심 AI 교육 대전환'을 선언한 이후 정책사업 50% 감축과 학교 간 교육과정 연계, 교육활동 보호체계 개편,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교육 등을 잇달아 추진하며 교육행정의 변화에 나선 것이다.

임종식 경북교육감 [사진=경북교육청]

지난 100일의 핵심은 분명하다. 학교가 감당해야 할 행정 부담은 줄이고, 학생 한 명 한 명의 성장과 미래를 지원하는 교육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정책의 방향을 제시한 것과 현장에서 성과를 입증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경북교육청이 추진하는 대전환이 실제 교원의 업무 경감과 학생의 교육 선택권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가장 먼저 주목되는 것은 정책사업 50% 감축이다.

임 교육감은 3기 취임 이후 첫 지시사항으로 기존 정책사업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경북교육청은 지난 7월 10일 이를 '경북교육 2030 대전환'의 첫 번째 과제로 공식 발표했다.

기존 사업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정책이 계속 추가되면서 학교 현장의 행정 부담이 누적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경북교육청은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을 대상으로 두 차례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부서별 자체 평가를 병행해 사업별 필요성과 효과를 검토했다.

현장 호응도가 낮거나 실효성이 부족한 사업을 중심으로 정비하고, 그 결과를 2027년도 본예산 편성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사업 축소를 넘어 교육행정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하겠다는 시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정책사업 감축의 성과는 감축 비율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업이 폐지되거나 통합되는지, 학교의 보고·평가·행사 업무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절감된 재원이 학생 교육에 어떻게 재투자되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AI 교육도 대전환의 중심에 놓였다.

경북교육청은 지난 7월 15일 '사람 중심 AI 대전환' 계획을 발표하고 학교 누리집과 행정 포털, 기관 사이트를 통합 로그인으로 연결하는 서비스 구축 방향을 제시했다.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정보 검색과 안내 기능을 도입하고, 학교급별 AI 윤리·인성 교육과 인공지능교육관, AI 교육 클러스터 조성도 추진한다.

특히 AI 기술을 단순히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교실 수업과 학생 성장에 활용하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7월 16일에는 AI 융합교육 석사 학위를 취득한 교원 130명으로 구성된 'AI 교육 혁신 지원단'도 출범했다.

지원단은 학교 현장의 AI 활용 수업을 지원하고 교원의 전문성 강화를 돕는 역할을 맡는다.

경북교육의 또 다른 과제인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에도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7월 24일 발표한 '초연결 경북학교'는 학교 간 교육자원을 공유해 소규모 학교의 교육 여건을 보완하는 정책이다.

소규모 학교 학생들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 교육과정과 거점학교의 특색 수업을 다른 학교 학생들과 공유하는 '이음 스튜디오', 학교 소속을 넘어 수업을 나누는 '이음 교사제' 등이 주요 내용이다.

경북온라인학교 운영도 내실화해 소속 학교에 개설되지 않은 과목을 수강할 기회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농산어촌과 소규모 학교가 많은 경북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할 때 학생의 거주 지역이나 학교 규모에 따른 교육 기회 차이를 줄이는 것이 정책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교사가 안심하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지난 7월 28일 22개 교육지원청의 학교지원센터를 확대·개편하는 '교육활동보호 전담기구' 설치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활동 침해와 반복적인 악성 민원 대응, 갈등 조정, 위기학생 지원, 법률·심리 상담 등을 통합 지원하는 체계다.

올해 하반기 시범운영을 거쳐 2027년부터 제도화할 예정이다.

이들 정책은 지난 8월 4일 발표한 '경북교육 2030 대전환 계획'에 반영됐다.

경북교육청은 정책사업 50% 감축과 함께 '뜻대로 꿈대로(大路)', 사람 중심 AI 교육, 초연결 경북학교, 교육활동보호 전담기구, 경북교육 세계로 등 5대 중점 과제를 확정했다.

지난 8월 13일에는 포항 경상북도교육청문화원에서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지역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임 교육감은 '나의 꿈을 가꾸는 따뜻한 경북교육'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교육지표는 '나답게·다함께·새롭게', 5대 정책 방향은 AI 전환과 맞춤성장, 안심학교, 지역상생, 공감행정으로 정했다.

특히 '뜻대로 꿈대로(大路)'는 학생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성장시켜 진로로 연결하도록 돕는 사업이다.

'재능찾음–재능키움–꿈길이음' 지원체계를 바탕으로 AI 기반 진로·성장 플랫폼을 구축하고, 학생이 직접 세운 꿈 실현 계획을 지원하는 '꿈 펀드'도 추진한다.

교육재정 확보는 대전환 계획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정부가 지난 8월 21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연동 방식을 변경하는 개편안을 발표하자 경북교육청은 현행 방식 유지를 요구하며 대응에 나섰다.

임 교육감은 지난 9월 다른 시도교육감들과 함께 국회 교육위원회를 방문해 제도 개편에 대한 반대 입장을 전달하고 안정적인 교육재정 확보를 건의했다.

그는 “학생 수가 적다는 이유로 아이들이 누려야 할 교육의 질까지 낮아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 간 교육 여건 차이가 큰 경북에서는 교육재정의 안정성이 소규모 학교 유지와 맞춤형 교육 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논의가 주목된다.

경북교육청 전경 [사진=경북교육청]

행정 분야에서는 성과도 나타났다.

경북교육청은 학교 전기요금 할인 누락을 확인하고 환급과 재발 방지체계를 마련한 사례로 교육부 주관 '2026년 상반기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 시도교육청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2021년 첫 대회 이후 11회 연속 수상이며 최우수상은 일곱 번째다.

경북 직업교육의 해외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우즈베키스탄 직업교육청의 요청에 따라 지난 9월 두 차례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경북 직업계고의 교육과정과 운영체계를 현지 교육환경에 맞게 적용하는 사업 방향에 합의했다.

특별전담조직을 구성해 맞춤형 교육과정 개발과 현지 교원 역량 강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정책 추진을 위한 조직개편 작업도 본격화됐다.

경북교육청은 지난 10월 2일 2027년 조직개편안을 입법예고했다.

개편안에는 디지털 교육과 AI 활용 교육, AI 역기능 예방 업무를 통합적으로 담당하는 'AI디지털교육과' 신설이 포함됐다.

교육활동보호센터를 미래정책정보과로 이관해 교육활동보호팀으로 개편하는 방안도 담겼다.

본청 조직은 현행 3국 3관 13과 1단 61담당에서 3국 3관 14과 60팀 체제로 조정된다.

관련 절차를 거쳐 2027년 1월 1일과 3월 1일 두 단계로 시행할 예정이다.

경북교육청은 '경북교육 2030 대전환'을 2027년 실행 기반 구축, 2028년 현장 확산, 2029년 교육모델 고도화, 2030년 제도적 정착 순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9월에는 도내 유치원 원장과 초·중·고교 교장 등 880여 명을 대상으로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현장 의견을 듣는 자리도 마련했다.

지난 7일부터는 교육감 공약 이행 실적을 도민이 직접 점검하는 공약이행평가단 58명을 공개 모집하고 있다.

취임 100일 동안 경북교육청이 제시한 정책의 범위는 넓다.

하지만 정책사업 절반 감축과 AI 교육 확대, 학교 간 교육과정 연계, 교육활동 보호체계 개편이 동시에 추진되는 만큼 학교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실행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내년도 예산과 조직개편에 정책 방향이 어떻게 반영되는지가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오는 20일 예정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 역시 교육재정과 주요 정책의 추진 상황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앞서 비전 선포식에서 새 비전과 약속을 2027년 주요업무계획과 예산, 조직, 성과관리에 반영해 학교 현장이 체감하는 변화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취임 100일이 경북교육의 미래를 설계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과제는 그 설계를 교실과 학교 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로 입증하는 일이다.

정책은 줄이되 학생의 기회는 넓히고, 기술은 도입하되 교육의 중심에는 사람을 두겠다는 경북교육청의 대전환 구상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