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정해용 신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이 취임 다음 날부터 기업 현장으로 향했다. 취임 초기 내부 업무 파악에 머무르지 않고 입주기업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으로 경제자유구역청 운영의 첫발을 뗀 것이다.
기업을 유치하는 행정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미 입주한 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대구의 첨단의료산업과 경북의 미래자동차 부품산업 현장을 하루에 잇달아 방문한 것은 대구·경북의 산업 경쟁력을 함께 높여야 하는 경제자유구역청의 역할을 강조한 행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정 청장은 취임 다음 날인 지난 8일 대구 신서첨단의료지구와 경북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를 차례로 방문해 입주기업의 경영 상황과 지구별 개발 현황을 점검했다.
첫 방문지는 대구 신서첨단의료지구였다.
신서첨단의료지구는 신약과 의료기기, 헬스케어 등 첨단의료산업의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지역 의료산업의 핵심 거점이다.
정 청장은 이곳에 입주한 치과기공자재 전문기업 ㈜레피오를 찾아 홍창식 대표와 임직원들을 만났다.
레피오는 2014년 신서첨단의료지구로 본사를 이전한 이후 지역에서 기업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정 청장은 기업의 경영 현황을 듣고 입주기업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가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방문에서 주목할 부분은 신규 기업 유치뿐 아니라 기존 입주기업의 경영 여건을 직접 살폈다는 점이다.
경제자유구역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기업을 유치했느냐뿐 아니라 입주한 기업들이 실제로 얼마나 성장하고 투자와 고용을 확대하느냐에 따라 평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후에는 경북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로 발걸음을 옮겼다.
영천시 녹전동과 화산면 일원에 조성된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는 지능형·미래형 자동차부품산업을 중심으로 기업 유치를 추진하는 산업 거점이다.
정 청장은 글로벌 자동차부품 기업 ㈜화신의 생산현장을 둘러보고 정서진 대표이사와 자동차부품산업의 미래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화신은 중국 공장의 생산 규모를 축소하는 대신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에 신규 공장을 설립하는 국내복귀투자를 추진한 기업이다.
영천 공장에서는 전기차용 경량화 샤시부품과 배터리 팩 케이스 등을 생산하고 있다.
정 청장이 화신을 방문한 것은 해외 생산시설의 국내 복귀와 미래차 산업 전환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해외에서 국내로 돌아온 기업이 지역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리고 추가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경제자유구역청의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다.

이번 현장 방문은 정 청장이 앞으로 풀어야 할 경제행정의 방향도 보여준다.
대구의 첨단의료산업과 경북의 자동차부품산업은 산업구조와 기업 수요가 서로 다르다. 따라서 각 지구의 특성에 맞는 기업지원과 투자유치 전략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기업 현장에서 제기되는 어려움을 얼마나 신속하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것만큼이나 실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겪는 행정 절차와 기반시설, 인력 확보 등의 문제가 중요하다.
정 청장이 현장 중심 행정을 강조한 만큼 앞으로 기업들이 제기한 건의사항을 어떻게 처리하고, 그 결과를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연결할지가 주목된다.
다만 이번 방문에서 기업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애로사항을 제기했고 경제자유구역청이 어떤 해결책을 제시했는지는 공개된 자료에 담기지 않았다.
향후 기업별 건의사항과 후속 조치 계획이 구체화돼야 현장 소통의 실질적인 성과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해용 청장은 “취임의 첫걸음을 현장에서 시작하는 것은 기업과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앞으로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이 나아갈 방향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이 기업의 투자와 성장을 뒷받침하는 혁신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정 청장의 취임 첫 행보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경제자유구역청의 역할을 행정기관 내부가 아닌 기업 현장에서 찾겠다는 것이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