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리서치 팀 아처 CEO "韓 반도체 협력 더 강화"…전용펀드 출범

램리서치 팀 아처 CEO "韓 반도체 협력 더 강화"…전용펀드 출범

한국 반도체 생산 챔버 1만5000호 출하
지난해 국내 협력사서 1조원 이상 조달
제조AI·로보틱스·패키징 등 스타트업 투자

[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세계 식각 장비 1위 기업인 미국 램리서치가 한국 반도체 생태계와의 협력을 확대한다. 국내 생산 반도체 제조용 챔버 1만5000호를 달성한 데 이어 한국 스타트업을 위한 전용 투자 펀드도 새로 만든다.

8일 램리서치에 따르면, 팀 아처 램리서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일 국내에서 처음 열린 '램리서치 서플라이어 심포지엄 코리아'에서 "AI 시대에는 수요 증가와 기술 복잡성 확대에 따라 문제 해결 속도와 새로운 기술의 양산 적용 역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더욱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고객이 요구하는 속도와 업계가 필요로 하는 혁신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팀 아처 램리서치 회장 겸 CEO가 지난 7일 국내에서 열린 서플라이어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램리서치]

램리서치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 쓰이는 식각·증착 장비를 만드는 미국 기업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업체에 관련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는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에 미세한 회로를 찍고(노광), 얇은 박막을 입히고(증착), 불필요한 부분을 깎고(식각), 씻어내는(세정) 공정을 반복한다. 이 가운데 램리서치가 세계 1위 경쟁력을 갖춘 식각 장비는 웨이퍼 위 회로 패턴을 정밀하게 깎거나 미세한 구멍을 내는 데 쓰인다.

램리서치의 반도체 식각·증착 장비용 챔버. [사진=램리서치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번에 1만5000호 출하를 달성한 챔버는 웨이퍼를 넣고 식각·증착 등 실제 공정을 진행하는 장비 내부의 핵심 부분이다.

램리서치는 오산·화성·용인 등 국내 생산시설을 중심으로 지난 15년간 반도체 장비를 생산해왔다. 용인에는 연구개발(R&D) 거점인 한국테크놀로지센터(KTC)도 운영하고 있다.

용인에 있는 램리서치코리아 테크놀로지 센터(KTC). [사진=램리서치]

국내 공급망과의 협력도 확대해왔다. 현재 약 100개 국내 기업과 공급망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지난해 국내 협력사에서 조달한 제품과 서비스 규모는 1조원을 넘었다.

지난 8월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세메스, 램리서치코리아, 원익IPS 등이 경북 구미에서 열린 반도체 공정용 세라믹 소재·부품 세미나에 함께 참석했다. 당시 식각·증착 장비 챔버에 들어가는 세라믹 소재와 파티클(미세입자) 저감 기술 등을 논의했다.

이번에는 스타트업 투자까지 협력 범위를 넓힌다. 램리서치의 기업형 벤처투자 조직인 램캐피탈과 하나벤처스가 '램리서치-하나 반도체 유니콘 펀드'를 공동으로 조성한다.

램리서치가 국가 단위의 전략적 반도체 투자 프로그램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조 AI와 로보틱스, 첨단 패키징, 신소재 등 차세대 반도체 기술 기업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자금 투자뿐 아니라 기술 검증과 사업화, 해외 진출도 지원한다. 램리서치가 보유한 장비·공정 기술과 국내 스타트업의 기술을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램리서치는 1989년 한국에 첫 사무소를 연 뒤 생산과 R&D, 공급망 협력을 확대해왔다. 회사 측은 지난해 한국 사업을 통해 13조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냈고 직·간접적으로 2만5000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