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속에서 짜르르 내려가면서 맛있었다."
7일 서울 중구 삼양식품 본사에서 열린 '짜르르 미식회'에서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은 발매 100일을 맞은 짜장라면 '짜르르'의 맛을 이같이 표현했다. 이날 행사는 제품개발 과정과 우지 활용 배경을 소개하고 짜르르를 직접 맛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짜르르는 삼양식품이 기존 짜짜로니를 바탕으로 우지 풍미와 볶음향을 강화한 짜장라면이다. 분말스프 대신 액상소스를 적용했고, 물을 버리지 않는 조리법으로 우지와 양파의 풍미가 면에 고르게 배도록 설계했다. 소고기 다이스 후레이크와 기존보다 두껍고 탄력 있는 면발도 특징이다.
이 같은 특징을 직접 확인할 차례가 됐다. 잠시 뒤 갓 조리한 짜르르가 테이블에 놓였다. 짙은 갈색 소스를 머금은 면발은 조명 아래서 윤기를 냈다. 젓가락으로 한 움큼 들어 올리자 걸쭉한 액상소스가 굵은 면발을 따라 매끈하게 흘러내렸다.
첫입에서는 소고기와 우지 특유의 고소한 향이 먼저 입안을 채웠다. 몇 번 씹자 불에 볶은 듯한 훈연향이 뒤늦게 올라왔다. 면은 일반 짜장라면보다 두껍고 표면은 미끄러웠지만 속에는 탄력이 남아 있었다. 중간중간 박힌 소고기 다이스도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씹혔다.
겉모습만 보면 짜고 진할 듯했지만 실제 맛은 예상보다 담백했다. 젓가락으로 조금씩 집어 먹을 때보다 면을 숟가락에 돌돌 말아 소스와 함께 한입 가득 밀어 넣었을 때 풍미가 훨씬 또렷해졌다.
몇 입을 이어가자 입안에는 우지의 기름진 풍미가 서서히 쌓였다. 이때 파김치 한조각을 곁들이자 맛이 한 번 환기됐다. 새콤하고 매콤한 맛이 기름기를 걷어내면서 잠시 묻혀 있던 볶음향이 다시 살아났다. 배추김치보다 파김치와의 조합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맛을 만드는 데는 액상소스가 핵심 역할을 했다. 이병은 삼양식품 연구소장은 분말스프가 휘발성 향미를 유지하거나 기름을 충분히 배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면에 스프가 뭉치거나 고르게 입혀지지 않는 문제도 있었다.
연구진은 맛의 기준을 찾기 위해 약 100곳의 맛집을 돌아다녔다. 춘장의 깊은 맛과 재료의 풍미, 볶을 때 생기는 향을 분석했다. 여기에 숯불과 짚불, 연탄에서 나는 향까지 따로 연구해 짜장 특유의 볶음향을 구현했다.
우지를 택한 이유도 분명했다. 회사 측은 팜유와 달리 우지는 가열할수록 특유의 풍미가 살아나는 점에 주목했다. 기름 자체의 고소함을 더하는 데 그치지 않고 면과 소스를 함께 먹었을 때 풍미가 더 선명하게 느껴지도록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시장 반응은 예상보다 빨랐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짜르르는 발매 100일 만에 1000만개가 판매되며 짜장라면 시장점유율 2위에 올랐다. 발매 초기에는 수요가 단기간에 급증하면서 일시적으로 물량 부족을 겪기도 했다.
삼양식품은 짜르르를 비롯해 우지를 활용한 제품군을 계속 넓힐 계획이다. 국가별 우지 관련 규제를 고려해 일본과 미국 등 수출이 가능한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시장 공략도 이어간다.
시식이 끝나자 테이블 위에는 소스 자국이 남은 빈 그릇이 놓였다. 자리를 뜬 뒤에도 우지의 고소함과 은은한 볶음향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강하게 치고 빠지는 맛은 아니었다. 오히려 한참 뒤 문득 다시 떠오르는 쪽에 가까웠다. 처음엔 낯설었던 그 묵직한 풍미가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 생각났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