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대구시장 취임 100일…‘속도전’으로 판 깔았다, 이제 성과로 증명할 때

추경호 대구시장 취임 100일…‘속도전’으로 판 깔았다, 이제 성과로 증명할 때

역대 최대 9조7855억원 정부예산안 반영·4065억원 추경…경제 회복 승부수
로봇·AI·반도체 미래산업 기반 확대…신세계사이먼·대동·TSE 투자유치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추경호 대구시장이 민선 9기 취임 100일을 맞았다.

지난 100일을 압축하면 ‘속도’와 ‘경제’다.

추 시장은 취임 직후 조직부터 손질하고 비상경제대책회의를 가동했다. 4065억원 규모의 첫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고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대구 핵심사업과 관련해 9조7855억원이 반영됐다고 대구시는 밝혔다.

추경호 대구시장 [사진=대구시]

로봇·AI·반도체·모빌리티를 중심으로 미래산업의 판도 다시 짰다.

하지만 100일의 성적표를 완성됐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지난 100일이 ‘판을 까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확보한 예산과 산업 기반, 투자협약을 실제 기업 투자와 일자리, 시민이 체감하는 경기 회복으로 연결해야 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추 시장은 취임과 동시에 시정 운영 방식부터 바꿨다.

시장 관사를 폐지하고 수행비서를 두지 않는 등 의전을 줄였다. 취임 첫날 도시락 간부회의를 시작으로 영솔루션, 소통 도시락 토크, 영 멘토링 등을 도입했다.

간부회의는 페이퍼리스 방식으로 바꾸고 타이머까지 도입해 회의 시간을 줄였다.

조직개편도 서둘렀다.

대구시는 관련 조례를 개정해 지난 8월 3일 민선 9기 첫 조직개편을 시행하고 산업·경제 분야와 안전·복지 기능을 보강했다. 대규모 인사를 통해 조직과 인사체계도 다시 짰다.

추 시장이 특히 강조한 것은 성과와 능력 중심의 인사다.

학연·지연과 외부 청탁을 배제하고 실무 경험과 전문성을 중심으로 인사하겠다는 원칙을 내세웠다.

경제 분야에서는 더욱 속도를 냈다.

지난 7월 9일부터 비상경제대책회의를 6차례 열어 산업단지 입주업종 규제 개편과 건설경기 활성화, 창업생태계 조성, 민생 활력, 주택시장 정상화 등을 논의했다.

9월에는 4065억원 규모의 추경도 확정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금융지원, 전통시장·골목상권 소비 진작과 함께 지역거점 AX 혁신기술 개발, 산업AX 혁신허브 구축 등에 재원을 투입하며 민생과 미래산업을 동시에 겨냥했다.

취임 100일 성과 가운데 대구시가 가장 앞세우는 부분은 국비다.

추 시장은 취임 직후 중앙부처 장·차관과 실무자를 잇달아 만나고 지역 국회의원들과 예산정책협의회를 열었다. 국회 주요 상임위원장도 직접 찾아 예산 반영을 요청했다.

그 결과 대구시는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 첨단산업과 광역교통 인프라 등 핵심사업을 포함해 역대 최대 수준인 9조7855억원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미래산업의 밑그림도 구체화하고 있다.

대구첨단산업발전전략자문회의를 출범시켰고 AX 기반 패션·봉제 실증 테스트베드 구축과 휴머노이드로봇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스마트도시 특화단지 지정 등을 미래산업 전환의 기반으로 제시했다.

미래 신성장 펀드 1조원 조성 계획을 세우고 중소기업투자기금 설치·운용 조례도 마련했다.

AI팩토리 선도 프로젝트와 로봇 분야 첨단산업 특성화대학원 지원사업, 로봇산업기술개발사업 등 정부 공모사업 선정도 이어졌다.

기업유치 역시 추경호 시정의 핵심 성적표로 제시됐다.

신세계사이먼과 토지매매계약 및 투자지원 협약을 체결해 프리미엄아울렛 조성을 본격화했고 대동과 TSE 투자도 유치했다.

도시공간 분야에서는 대구~경북 광역철도 예비타당성조사 통과와 달성군 논공~하빈 국지도 건설 예타 통과, 군부대 이전사업 행정절차 착수, 서대구역세권 지구단위계획 지정 등을 성과로 내세웠다.

문화·관광 분야에서는 106개국 1만1000여명이 참가한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와 해외 관광객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대구치맥페스티벌을 대표 성과로 꼽았다.

대규모 공연과 국제 스포츠대회를 유치할 수 있는 2만석 규모 스포츠·공연 복합 돔구장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시민 안전과 복지 분야에서는 대구형 응급의료 안전망 강화 4대 전략과 취수원 복류수·강변여과수 개발 검증 착수, 폭염 대응 등을 제시했다.

특히 대구시는 올해 온열질환자가 전년 대비 36.4% 감소했고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횟수 제한도 특·광역시 가운데 처음으로 전면 폐지했다.

추 시장은 현장 행보에도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취임 이후 쪽방촌과 무더위쉼터, 노인복지관 등 현장 방문 33회, 문화·스포츠 행사와 산업박람회 등 행사 참석 92회, 각종 면담·회의 147회를 소화했다.

하루 평균 3차례가량 현장을 찾거나 시민·관계자들과 만난 셈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정례적인 회동을 이어가며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신공항 건설, 공공기관 이전 등 공동 현안에 대한 공조체계를 가동한 것도 특징이다.

그러나 취임 100일은 어디까지나 출발점이다.

대구시가 제시한 성과 가운데 상당수는 예산안 반영과 특화단지 지정, 펀드 조성 계획, 투자협약, 사업 추진 등 앞으로 실질적인 결과로 연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9조7855억원의 정부 예산안 반영이 국회 심의 과정에서 얼마나 지켜질지, 1조원 미래 신성장 펀드가 실제 지역기업의 성장 자금으로 얼마나 공급될지, 투자유치가 착공과 고용으로 얼마나 이어질지가 중요하다.

특히 시민들이 체감하는 지역경제 회복은 숫자와 계획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매출, 기업 투자와 신규 고용, 청년 일자리, 건설경기 등 시민의 삶과 맞닿은 지표가 실제로 움직여야 한다.

추경호 시장은 7일 지역기자들과 만나 “민선9기 100일은 시민과 현장에서 답을 찾으며 대구의 변화와 성장을 위한 방향을 세우고 실행의 기반을 다진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의 기대를 결코 저버리지 않고 반드시 경제를 다시 살리고 삶의 질을 높여 더 나은 대구를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추경호 시정의 첫 100일은 빠르게 판을 짠 시간이었다.

조직을 바꾸고 예산을 확보했으며 미래산업의 깃발도 세웠다.

이제부터는 ‘무엇을 추진했느냐’보다 ‘무엇이 실제로 달라졌느냐’가 평가 기준이 된다.

민선 9기 추경호호(號)의 진짜 성적표는 앞으로 기업의 투자와 일자리, 골목상권의 회복, 시민의 삶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