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의사 역학조사관 22명→1명 ‘급감’…지역 방역인력 공백 우려

시도 의사 역학조사관 22명→1명 ‘급감’…지역 방역인력 공백 우려

전체 역학조사관 64%가 수습인력…16개 시도 중 8곳 법정기준 미달

소병훈 “공보의 수급에 좌우되지 않는 안정적 충원대책 마련해야”

[아이뉴스24 이윤 기자] 감염병 발생 시 원인과 전파경로를 추적하고 확산을 차단하는 핵심 인력인 시도 의사 역학조사관이 최근 3년 사이 22명에서 1명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역학조사관 상당수가 교육과정을 마치지 않은 수습인력으로 채워지면서 감염병 대응 인력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경기도 광주시 갑)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시도 역학조사관은 2023년 102명에서 2024년 93명, 2025년 88명으로 감소한 데 이어 2026년 8월 기준 87명으로 줄었다.

특히 의사면허를 보유한 정식 역학조사관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2023년 22명이었던 의사 역학조사관은 2024년 15명, 2025년 11명으로 감소했고 올해 8월에는 전국에서 단 1명만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사이 21명, 95.5%가 감소한 셈이다.

현행 ‘감염병의 예방·관리에 관한 법률’은 감염병 역학조사를 위해 각 시도에 2명 이상의 역학조사관을 두도록 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명 이상은 의사로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 [사진=소병훈 의원실]

전체 역학조사관 가운데 정식 교육과정을 마친 인력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8월 기준 전국 시도 역학조사관 87명 가운데 교육과정을 수료한 인원은 31명으로 35.6%에 그쳤다. 나머지 56명(64.4%)은 교육과정을 밟고 있는 수습역학조사관이었다. 전체 인력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수습인력인 셈이다.

지역별 인력 격차도 확인됐다.

질병관리청 제출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16개 시도 가운데 절반인 8곳이 교육과정을 수료한 역학조사관을 법정기준인 2명 이상 확보하지 못했다.

대전·충남·경남은 교육과정을 수료한 역학조사관이 한 명도 없었으며 전남·광주·세종·강원·전북·제주는 1명에 그쳤다.

질병관리청은 의사면허를 가진 역학조사관이 급감한 주요 원인으로 의정갈등 등에 따른 공중보건의사 수급 차질을 들었다.

그러나 정부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이미 공중보건의사 중심의 역학조사관 운영체계를 개선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전문인력 확보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는 당시 국가방역체계 개편 과정에서 기존 ‘공중보건의 중심의 역학조사관’ 체계를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정규직 역학조사관을 중앙에 30명, 지방자치단체에 34명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 이후 10여 년이 지난 현재 다시 공중보건의사 수급 차질이 의사 역학조사관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인력구조의 취약성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역학조사관 법정기준 충족 여부에 대한 정부의 관리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이 제출한 자료에는 일부 지역의 역학조사관 법정기준 미충족 시점이 2016년부터인 것으로 기재됐다.

그러나 소 의원실이 추가 확인한 결과 질병관리청은 해당 지역이 실제 2016년부터 현재까지 지속해서 법정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는지 등 정확한 미충족 기간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의사 역학조사관의 구체적인 충원 시점도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의사 역학조사관 확보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의사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소 의원은 “메르스 사태 이후 정부가 공보의 중심의 역학조사관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10여 년이 지난 지금 다시 공보의 감소로 의사 역학조사관이 급감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감염병 대응의 핵심 인력인 의사 역학조사관이 공보의 수급 상황에 따라 크게 줄어드는 구조를 안정적인 방역체계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염병은 인력이 충원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질병관리청은 지역별 역학조사관 현황과 법정기준 충족 여부를 정확하게 관리하고, 공보의 수급에 좌우되지 않는 안정적인 의사 역학조사관 확보 대책과 구체적인 충원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