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홍지희 기자] 반도체 경기 호조로 기업 이익이 늘면서 올해 2분기 기업의 순자금운용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가계는 소득 감소와 주택 취득 증가로 여유자금이 줄어든 가운데 예금에서 주식·펀드로 자금을 옮겼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1.1%로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국내부문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147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 84조3000억원보다 63조5000억원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순자금운용은 금융자산 거래액인 자금운용에서 금융부채 거래액인 자금조달을 뺀 값이다. 양수이면 조달한 자금보다 금융자산에 운용한 자금이 많다는 뜻이다.
비금융법인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67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전 분기 20조8000억원의 약 3.2배다.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기업 이익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기업의 자금운용 규모는 금융기관 예치금과 상거래신용을 중심으로 전 분기 137조원에서 267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통계가 작성된 2009년 이후 가장 많았다. 자금조달도 채권 발행과 상거래신용을 중심으로 116조2000억원에서 200조원으로 증가했다.
비금융법인은 설비 등 실물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경우가 많아 통상 자금 부족 주체로 분류된다. 이번 분기에는 기업 이익이 크게 늘면서 자금운용이 자금조달을 웃돌았다.
김용현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영업이익이 급증하면서 기업이 남는 여유 자금으로 채권 구입, 지분증권·투자 펀드 등 금융 활동을 활발하게 했다는 특징이 이번 분기에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가계·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60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 79조2000억원보다 18조5000억원 감소했다. 가계소득 감소와 주택 순취득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가계에는 개인사업자가 포함된다.
가계의 자금운용 규모는 96조3000억원에서 88조5000억원으로 줄었다. 주식·펀드 투자는 늘었지만 금융기관 예치금이 감소했다.
국내 발행 주식·출자지분과 투자펀드 지분에 대한 자금운용은 각각 67조2000억원과 35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단기 저축성 예금에서는 33조6000억원, 장기 저축성 예금에서는 5조4000억원이 빠졌다. 주식 매수 등을 위해 증권사에 맡긴 예치금은 20조2000억원 증가했다.
김 팀장은 “주식 구입을 위한 자금이 크게 늘어난 반면 저축은 감소해 머니무브 움직임이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가계의 2분기 자금조달 규모는 27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 17조1000억원보다 늘었다. 금융기관 차입이 증가한 영향이다.
2분기 말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1.1%로 전 분기 말보다 4.2%포인트 하락했다.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명목 GDP 증가가 가계부채 증가를 웃돌면서 비율이 낮아졌다. 부채 비율 하락이 가계부채 총액 감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정부는 수입이 지출을 웃돌면서 전 분기 순자금조달에서 11조1000억원 순자금운용으로 전환했다.
국외부문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경상수지 흑자 확대에 따라 증가했다. 비거주자의 국내 주식 매도 등으로 자금운용은 줄었고, 기타 대외채무와 상거래신용을 중심으로 자금조달은 늘었다.
/홍지희 기자(hjhkky@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