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전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올라오는 사건 2건 가운데 1건 이상이 중학교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증가한 학폭위 심의 사건의 절반 이상도 중학교에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되면서 초·중·고에 동일한 학교폭력 대책을 적용하기보다 중학생의 특성을 반영한 예방·대응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반복적·보복성 학교폭력이나 전학 조치가 내려질 정도의 중대한 사안에 대해서는 중학교에서 받은 학교폭력 조치 결과를 향후 대학입시와 일정 부분 연계하는 방안까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7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이인선 국회의원(대구 수성을)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초·중·고 학폭위 심의 건수는 2022년 2만1594건에서 2025년 2만8981건으로 늘었다.
3년 만에 7387건, 34.2% 증가했다.
연도별로는 2023년 2만3466건, 2024년 2만7777건, 2025년 2만8981건이었다. 특히 2023년에서 2024년 사이 한 해에만 4311건, 18.4% 증가했다.
눈에 띄는 것은 중학교 집중 현상이다.
2025년 전체 학폭위 심의 2만8981건 가운데 중학교가 1만5164건으로 52.3%를 차지했다.
초등학교는 7894건(27.2%), 고등학교는 5923건(20.4%)으로 중학교가 다른 학교급보다 확연히 많았다.
일시적인 현상도 아니다.
중학교가 전체 학폭위 심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51.2%, 2023년 50.3%, 2024년 52.2%, 2025년 52.3%로 4년 연속 절반을 넘나들었다.
최근 학교폭력 증가세 역시 중학교가 주도했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전체 심의 건수가 7387건 늘어나는 동안 중학교는 1만1061건에서 1만5164건으로 4103건 증가했다.
전체 증가분의 55.5%가 중학교에서 발생한 셈이다.
같은 기간 초등학교 증가분은 1797건, 고등학교는 1487건이었다.
중학교 집중 현상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았다.
2025년 기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2곳에서 중학교 학폭위 심의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충북이 58.3%였고 대구도 56.1%에 달했다. 이어 대전 55.9%, 서울 54.6%, 인천 54.3% 등의 순이었다.
서울 역시 전체 3302건 가운데 중학교가 1803건으로 54.6%를 차지했다. 초등학교는 793건, 고등학교는 706건이었다.
이 같은 수치는 학교폭력 대책의 무게중심을 학교급별 특성에 맞게 보다 세분화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는 게 이 의원의 지적이다.
중학생 시기는 또래관계가 확대되고 정서적 변화가 큰 데다 온라인과 SNS를 통한 교우관계도 활발해지는 만큼 갈등이 중대한 학교폭력으로 번지기 전에 발견하고 개입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학폭위에 회부된 뒤 가해학생을 처분하는 사후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담과 중재, 또래관계 회복, 사이버폭력 예방, 교실 내 갈등 조기 발견 등을 중학교 단계에 맞게 설계하는 예방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인선 의원은 “전체 학폭위 심의 두 건 중 한 건 이상이 중학교에서 발생하고 있고 최근 3년 동안 늘어난 사건의 절반 이상도 중학교에서 증가했다”며 “학교폭력 대책의 초점을 중학교 단계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초등학생과 중학생, 고등학생은 또래관계와 갈등의 양상이 다른 만큼 모든 학교급에 같은 방식의 대책을 적용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중학교 학교폭력의 유형과 원인을 별도로 분석한 맞춤형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중대한 학교폭력에 대해서는 책임성 강화 방안도 제시했다.
이 의원은 “중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이라고 해서 중대한 가해행위에 대한 책임까지 학교급이 바뀌면서 사실상 단절돼서는 안 된다”며 “반복적·보복성 학교폭력이나 전학 조치 등 중대한 사안은 중학교에서 받은 학폭 조치 결과도 향후 대학입시에 일정 부분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모든 학교폭력을 대입에 반영하자는 취지는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 의원은 “경미한 갈등까지 모두 대입과 연결하자는 것이 아니라 조치의 경중과 반복성, 피해 정도 등을 고려한 합리적인 기준이 전제돼야 한다”며 “대입 연계는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학교 단계에서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조기에 해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