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훈 기자] 1심에서는 배상 책임이 인정됐지만, 2심에서는 결론이 뒤집혔다. 포항 촉발지진 피해 시민들의 손해배상 소송은 이제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별도로 진행된 민·형사 재판에서도 책임 인정 여부가 엇갈리면서, 소송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박용선 포항시장이 6일 서울 법무법인 로고스를 찾은 것은 이런 상황에서다. 박 시장은 대법원 소송대리인인 김창석 전 대법관 출신 변호사를 만나 상고심 진행 상황을 듣고, 시민들의 권리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포항시에 따르면 이날 면담에서는 1·2심의 판단이 달라진 원인과 최근 관련 판결의 근거를 함께 살폈다. 국가와 관련 기관의 관리·감독 책임, 지진 발생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등 상고심에서 다뤄질 주요 쟁점도 점검했다.
시민들이 처음 배상 판결을 받은 것은 2023년 11월이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지열발전사업과 촉발지진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원고들에게 1인당 200만~3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항소심에서는 원고 패소 판결이 나왔다. 2심 재판부는 지열발전사업과 지진 사이의 인과관계, 국가 등의 과실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배상 책임을 인정했던 첫 판단이 뒤집히면서 사건은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올해 7월 나온 별도의 민·형사 판결도 이날 논의 대상이었다. 같은 지진을 둘러싼 사건이지만, 각 재판에서 책임을 판단한 근거와 결론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23일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1부는 지열발전사업 관계자 5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업 과정에서 포항지진이 촉발됐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피고인들의 주의의무 위반과 지진 발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1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는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제기한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 지열발전사업 관리기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국가연구개발사업 기관에는 사업 수행·관리 과정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위험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박 시장은 이날 김 변호사와 각 재판의 사실관계와 판단 근거를 비교하고, 상고심 대응에 필요한 검토 사항을 논의했다. 포항시는 주요 쟁점에 대한 면밀한 심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소송대리인단과 긴밀히 소통하고, 대법원 심리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공유하기로 했다.
박용선 시장은 "최근 촉발지진과 관련한 민·형사 소송에서 재판부마다 서로 다른 판단이 내려지면서 시민들의 우려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동소송단 및 각 분야 전문가들과 긴밀히 소통해 대법원 상고심에서 시민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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