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경북도가 K-푸드를 미래 성장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산업 기반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현장의 식품기업들은 중복검사와 인력난, 시설 규제, 자금조달 등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실증시설 확충 못지않게 기업들이 실제 투자 과정에서 마주하는 규제를 얼마나 걷어낼 수 있느냐가 경북 식품산업 육성의 또 다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경북도는 6일 상주 스마트팜혁신밸리에서 ‘식품 분야 기업 규제개선 현장 간담회’를 열고 도내 식품기업들의 규제와 투자 애로사항을 들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식품기업과 유관기관 관계자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8월 전국 최초로 식품한류산업국을 신설한 경북도가 식품산업을 지역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직접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이날 기업들이 내놓은 건의는 구체적이었다.
제품 생산과 공장 증설, 인력 확보, 새로운 사업 진출 과정에서 실제 기업들이 부딪히고 있는 문제들이 잇따라 제기됐다.
대표적인 것이 식품·축산물 품질검사의 중복 부담이다.
기업들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품질검사의 중복 부담을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역 식품 제조업체들의 고질적인 인력난과 관련해서는 생산현장에 필요한 외국인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확대해 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공장 증설을 위한 자금 지원도 주요 건의사항이었다.
기업들은 사업을 확대하고 생산시설을 늘리려 해도 자금조달이 쉽지 않다며 시설투자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금융지원 확대를 주문했다.
농촌융복합산업 인증기업의 시설 설치 규제를 현실에 맞게 개선해 달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농공단지 안에 카페와 체험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는 요구가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식품기업의 사업모델이 단순 제조·생산에서 관광과 체험, 판매를 결합하는 형태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관련 제도가 이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현장의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판로 확대와 기술자문, 제품개발 지원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업들은 창업부터 시설투자, 제품개발, 수출까지 기업 성장 전 과정을 하나로 연결하는 전주기 지원체계를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경북도 역시 식품산업을 단순 농산물 가공산업에서 기술 중심의 미래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기반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항에서는 지난 9월 식품로봇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가 문을 열어 식품로봇 분야의 기술개발과 실증을 지원하고 있다.
의성에서는 세포배양식품 규제자유특구와 세포배양산업지원센터를 기반으로 기술 실증과 제품화에 나서고 있다.
구미에서는 스마트 제조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 구축과 한국식품연구원 경북본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포항의 식품로봇, 의성의 세포배양식품, 구미의 스마트 제조를 연결해 경북을 푸드테크 산업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관건은 이 같은 연구·지원 인프라가 실제 기업 투자와 제품 생산, 매출과 일자리로 얼마나 연결되느냐다.
이날 기업들이 중복검사와 인력, 자금, 시설 규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한 것도 연구개발 지원 못지않게 사업화 단계에서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경북도는 이날 제기된 기업 건의를 과제별로 정리해 중앙부처에 전달하고 관계기관과 협의해 규제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행 제도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기업에 관련 제도와 인허가 기준, 처리 절차 등을 안내한다.
자금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성장펀드와 지역활성화투자펀드 등 정책금융을 연계하고 금융구조 설계와 투자 준비 컨설팅도 지원할 방침이다.

홍인기 경북도 경제혁신추진단장은 “좋은 기술과 지역의 원료가 실제 제품과 투자로 이어지도록 22개 시·군의 식품 자원과 기업 기술을 연결해 국내외 시장 진출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현장에서 나온 의견을 2026년 식품산업 정책에 반영하고 22개 시·군의 농수산물과 기술, 생산기반을 기업·연구기관과 연결해 식품산업을 지역 대표 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