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조세심판원이 지난해 처리한 사건 10건 중 9건가량이 법정기한인 90일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처리한 사건 수는 2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일감은 줄었는데 처리는 더 늦어진 셈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조세심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조세심판원은 지난해 국세 4650건, 지방세 3219건 등 7869건을 처리했다. 이 가운데 90일을 넘긴 사건은 6853건으로 전체의 87.1%였다. 국세는 4092건(88.0%), 지방세는 2761건(85.8%)이 기한을 넘겼다.

평균 처리기간은 국세 204일, 지방세 255일이다. 법정기한 90일과 비교하면 국세는 2.3배, 지방세는 2.8배다. 조세심판원은 심판청구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결정해야 한다.
지연은 최근 2년 동안 빠르게 심해졌다. 국세와 지방세를 합친 90일 초과 비중은 2023년 49.5%였다. 2024년에는 64.2%로 올랐고 지난해에는 87.1%까지 높아졌다. 2년 사이 37.6%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평균 처리일수도 늘었다. 2023년과 비교하면 국세는 157일에서 204일로 47일, 지방세는 195일에서 255일로 60일 길어졌다.
이런 흐름은 2023년 조세심판원이 내세웠던 성과와 대비된다. 조세심판원은 당시 법정기한 내 처리율이 50.3%로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평균 처리기간도 1년 전보다 62일 줄었다며 납세자 권리보호 성과를 강조했다. 이 성과는 2년 만에 사라졌다.
처리건수 추이를 보면 문제가 더 뚜렷하다. 조세심판원의 연간 처리건수는 2023년 1만6292건에서 2024년 1만11건, 지난해 7869건으로 줄었다. 2년 새 51.7% 감소했다.
90일 안에 끝낸 사건은 더 많이 줄었다. 2023년 8234건이던 기한 내 처리 사건은 2024년 3582건, 지난해 1016건이었다. 2년 만에 8분의 1 수준이 됐다. 처리 물량이 줄었는데도 기한 내 처리 실적은 그보다 훨씬 가파르게 떨어진 것이다.
처리 지연은 연도별 등락이 컸다. 2022년에는 90일 초과 비중이 94.3%에 달했다. 2021년에는 65.5%였다. 다만 2023년 개선된 뒤 2년 연속 다시 높아져 지난해 90%에 근접했다. 일시적 등락보다 구조적 지연으로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박 의원은 "세금은 납부기한을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정작 억울한 과세를 호소하는 납세자의 권리구제는 수개월씩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된다"며 "장기미결 사건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