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윤 기자]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가을, 충남 아산이 나들이객을 부르고 있다. 노랗게 물드는 곡교천 은행나무길부터 충무공 이순신의 숨결이 남은 현충사, 600년 옛 마을의 풍경을 간직한 외암마을까지 자연과 역사, 문화를 한 번에 즐길 수 있어서다.
아산의 대표 가을 명소는 곡교천 은행나무길이다. 곡교천을 따라 약 2.2km 이어진 길에는 수백 그루의 은행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가을이 깊어지면 나무와 길이 온통 노란빛으로 물들며 긴 ‘황금빛 터널’을 만든다.
은행나무길에서는 걷기뿐 아니라 자전거를 타며 곡교천변 풍경을 즐길 수도 있다. 현충사 방향 입구에 있는 자전거 대여소에서는 1인용과 2인용, 어린이용 등 약 200대의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월요일은 쉰다. 2시간 기준 대여료는 1인용 1000원, 2인용 2000원이다.

밤에는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보행로 조명과 투광조명, 곡교천변 빛 조형물이 은행나무길을 밝히면서 낮과 다른 가을밤의 분위기를 만든다.
길에 자리 잡은 이순신관광체험센터 ‘여해나루’도 함께 들러볼 만하다. 1층 미디어아트홀에서는 ‘우리 안의 이순신’ 기획전시를 통해 영웅 이순신뿐 아니라 인간 이순신의 삶과 내면을 디지털 미디어아트로 보여준다. 아산시는 이 일대를 사계절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은행나무길에서 조금 더 역사 속으로 들어가면 현충사를 만난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현충사는 가을이면 단풍과 한옥, 연못이 어우러져 한층 차분한 풍경을 연출한다. 경내를 천천히 걷다 보면 계절의 변화와 함께 이순신의 삶과 정신을 되새길 수 있다.

올가을 밤에는 미디어아트도 더해졌다. 국가유산청과 아산시가 마련한 ‘2026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아산 이충무공 유허’가 현충사에서 열리고 있다. 아산시는 충무공 이순신의 장검과 난중일기 등을 소재로 행사를 마련했다.
고화질 디지털 영상과 레이저, 공연 등을 활용해 충무공의 호국정신과 역사적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풀어낸다. 낮에는 단풍과 기와지붕이 어우러진 고즈넉한 현충사를, 밤에는 빛과 영상으로 변신한 색다른 현충사를 만날 수 있다.
가을의 마지막 코스로는 외암마을이 제격이다. 6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외암마을에 들어서면 돌담길을 따라 초가와 기와집이 이어진다. 감나무와 황금빛 들녘까지 더해져 도심에서는 쉽게 만나기 어려운 옛 농촌의 가을 풍경을 보여준다.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는 제25회 외암마을 짚풀문화제가 열린다. 짚풀짜기와 초가 이엉 잇기, 농경 체험 등 전통 농촌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아산시는 축제를 앞두고 가마솥밥 체험 등 사전 프로그램 참가자도 모집하고 있다.
외암마을 안 건재고택도 눈여겨볼 곳이다. 고택과 정원, 돌담과 수로가 어우러져 조선시대 생활문화와 전통 건축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곡교천 은행나무길에서 현충사, 외암마을로 이어지는 코스는 아산의 가을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노란 은행나무 아래를 걷고, 이순신의 역사를 만나고, 돌담과 초가가 남은 옛 마을에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
멀리 떠나는 여행이 부담스럽다면 자연과 역사, 문화가 한데 어우러진 아산에서 짧은 가을을 천천히 즐겨보는 것도 좋다.
/아산=정종윤 기자(jy007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