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경북도가 산하 공공기관 18곳의 경영 성적표를 내놨다.
이번 평가는 단순히 S·A·B등급을 매기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성적이 좋은 기관에는 다음 연도 재량사업비를 더 주고, 부진한 기관에는 운영비를 줄이는 재정패널티를 적용한다.

기관장의 성과연봉과 기본연봉은 물론 연임 심사까지 평가 결과와 연결한다.
공공기관 평가가 사실상 ‘예산과 기관장 책임’을 함께 묻는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셈이다.
경상북도는 2025년 경영실적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공공기관 및 기관장 경영평가’ 결과를 6일 발표했다.
18개 평가대상 기관 가운데 기관평가 최고등급인 S등급은 경북신용보증재단과 경상북도여성정책개발원이 차지했다.
기관장평가에서는 경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과 경북연구원장이 S등급을 받았다.
특히 경북신용보증재단은 기관과 기관장이 나란히 최고등급을 받았다.
경북도에 따르면 신용보증재단은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보증공급 실적을 기록했다.
고금리와 경기침체 등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금융안전망 역할을 수행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 지방공공기관 발전 유공 대통령표창을 받은 것도 평가 과정에서 주요 성과로 제시됐다.
경상북도여성정책개발원은 아동정책과 저출생 대응, 일·생활 균형 지원 등 경북도의 핵심 정책과 연계한 신규 사업을 발굴하고 이를 패키지형 사업으로 확장한 점을 인정받아 기관평가 S등급에 올랐다.
최고등급 바로 아래인 A+등급에는 경북연구원과 경상북도농식품유통교육진흥원, 경북테크노파크가 이름을 올렸다.
경북연구원은 AX센터를 신설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정책연구를 확대하고 시·군 밀착형 지원체계를 강화한 점에서 평가를 받았다.
경상북도농식품유통교육진흥원은 농특산물 온라인 쇼핑몰 ‘사이소’ 시스템을 개편해 유통 취약 농가의 판매를 지원하고 농민사관학교와 마이스터대학 신규 교육생 확보를 통해 농업 인력 유입에 나선 성과가 반영됐다.
경북테크노파크는 정부 정책과 연계한 신규 과제와 지역 위기 대응형 사업을 발굴하면서 지역산업 혁신 지원 기능을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평가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평가 방식 자체의 변화다.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경영평가단은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서면평가와 현지평가를 진행했다.
특히 올해는 공공기관 혁신과제 등 업무혁신 노력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고, 각 기관의 사업이 경북도 정책과 얼마나 연결되는지와 도민들이 실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지를 평가체계에 반영했다.
결국 기관 내부의 경영 효율성뿐 아니라 ‘도민에게 무엇을 돌려줬느냐’를 성적표에 담겠다는 취지다.
평가 결과는 곧바로 ‘돈’과 연결된다.
경북도는 최우수기관에 다음 연도 재량사업비를 지급해 기관 운영의 자율성을 확대할 계획이다.
반대로 부진기관에는 경상경비 등 운영비에 재정패널티를 적용한다.
기관장에게 적용되는 기준은 더 직접적이다.
평가등급에 따라 성과연봉과 기본연봉을 차등 지급하고 연임 심사에도 경영평가 결과를 반영한다.
특히 B등급 이하 기관장은 연임 과정에서 별도의 심사·평가를 거치도록 해 경영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번 발표에서 최고등급과 주요 우수기관은 공개됐지만 나머지 기관의 전체 등급과 기관별 세부 평가점수, 부진기관의 감점 사유 등은 제시되지 않았다.
공공기관 평가가 재량사업비와 운영비, 기관장 연봉과 연임까지 좌우한다면 어떤 기관이 왜 좋은 평가를 받았고 어떤 기관이 무엇 때문에 낮은 평가를 받았는지를 도민에게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평가제도의 신뢰성을 높이는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공공기관은 도민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듣고 정책과 서비스에 반영해 삶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경영평가로 기관 역량을 높이고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도민에게 신뢰받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