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 나에게 ‘양자택일’ 요구하더니”…주호영 의원, 대통령 특보 겸직에 과거 민주당 소환

“11년 전 나에게 ‘양자택일’ 요구하더니”…주호영 의원, 대통령 특보 겸직에 과거 민주당 소환

박근혜 정부 정무특보 당사자가 던진 역질문…“야당 때 세운 원칙, 집권하면 더 엄격해야”
현역 의원 대통령 특보 위촉 철회·사양 촉구…“의회 권위와 독립성의 문제”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11년 전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 정무특보를 맡았던 주호영 국민의힘 국회의원(대구 수성갑)이 이번에는 현역 국회의원의 대통령 특보 겸직 문제를 들고 이재명 정부를 향해 날을 세웠다.

특히 자신이 정무특보로 위촉됐던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 측에서 제기했던 비판을 다시 꺼내 들었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사진=주호영 의원실]

주 의원은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대통령 특보 위촉을 철회하고, 해당 의원들은 그 자리를 사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이 꺼낸 첫 장면은 2015년이다.

박근혜 당시 대통령은 주호영·윤상현·김재원 의원을 청와대 정무특보로 발탁했다. 현역 국회의원이 대통령 특보를 겸하는 문제를 놓고 당시 정치권에서는 삼권분립과 의원 겸직 문제 등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졌다.

주 의원은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해당 인사를 강하게 비판했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이 당시 “여당을 장악 관리해야 할 하부 기관으로 여기지 않는다면 할 수 없는 인사”라는 취지로 비판하며 특보 겸직 의원들에게 ‘양자택일’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야당의 또 다른 비판도 소환했다.

주 의원은 서영교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이 정무특보 인사를 놓고 차기 총선 대비용인지, 국회를 관리·감시하기 위한 것인지 따져 물었다며 “기억하십니까?”라고 반문했다.

주 의원은 여기서 질문을 현재가 아닌 문재인 정부 시절로 돌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 8월 현역 국회의원이던 송영길 의원을 대통령 소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당시 청와대는 송 의원의 러시아·유라시아 분야 경험과 전문성을 인선 배경으로 설명했다.

다만 대통령 정무특보와 대통령 소속 위원회 위원장은 직무와 법적 성격이 같은 자리는 아니다. 주 의원은 이를 동일한 직책의 전례라기보다 현역 국회의원이 대통령 직속·소속 직책을 맡는 데 대한 정치적 원칙의 일관성 문제로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 의원은 이재명 정부에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현역 의원의 대통령 특보 위촉을 문제 삼았다.

그는 “2015년 민주당이 그토록 우려했던 ‘대통령의 여당 장악’, ‘국회의 독립성 훼손’, ‘국회에 대한 관리와 감시’의 문제는 사라진 것입니까?”라고 물었다.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인사라더니, 정권을 잡고 보니 꽤 괜찮았나 봅니다”라고 비판했다.

주 의원이 이번 글에서 가장 강조한 대목은 정권에 따라 정치적 기준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야당일 때 세운 원칙이라면 집권했을 때 더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현역 의원에 대한 특보 위촉 철회를, 해당 의원들에게는 특보직 사양을 각각 요구했다.

주 의원은 “의원님들도 의회의 권위를 위해 그 자리를 사양하시기 바란다”며 “민주당도 이제 표리부동과 내로남불의 정치를 멈추기 바란다”고 했다.

이번 주 의원의 문제 제기는 단순히 대통령 특보 자리를 둘러싼 공방을 넘어 현역 국회의원이 대통령으로부터 직책을 부여받는 것이 국회의 독립성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다시 정치권의 쟁점으로 끌어올린 셈이다.

특히 2015년 논란의 당사자였던 주 의원이 11년 전 자신을 향했던 야당의 논리를 다시 꺼내 현 정부에 같은 잣대를 요구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공방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