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612조 지방금고 시장 노린다…농협은행 독주 흔들까

새마을금고, 612조 지방금고 시장 노린다…농협은행 독주 흔들까

자본비율 10%→6%·흑자요건 3년→2년 완화 제안…‘제3금고’ 도입도

은행·새마을금고 컨소시엄 공동 진출 방안 제시…상호금융 참여 확대 주목

NH농협은행 지자체 금고 187곳 맡아…행안부 제도개선 수용 여부 관심

[아이뉴스24 이윤 기자] 새마을금고가 612조원 규모의 지방자치단체·지방교육청 금고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안을 내놨다. 상호금융의 지방금고 참여를 제한하는 재무 요건을 완화하고 은행과 공동으로 금고 운영에 참여하는 방안 등이 핵심이다.

현재 지방금고 시장의 약 68%를 NH농협은행이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제도 개선이 현실화할 경우 농협은행 중심의 시장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국회의원(경기도 화성시 갑)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최근 ‘지방 공공금고 시장 진출에 대한 연구용역’을 통해 지방금고 시장 현황을 분석하고 상호금융의 시장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국회의원 [사진=송옥주 의원실]

현행 지방회계법 시행령에 따르면 상호금융기관이 지방자치단체의 특별회계와 기금 금고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자산총액 2,500억원 이상, 자본총액 250억원 이상, 자산 대비 자본비율 10% 이상 등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또 최근 3년 연속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이 흑자를 기록해야 하는 등 일정 수준 이상의 재무건전성을 갖춰야 한다.

새마을금고 측이 연구용역을 통해 제시한 개선안은 이 같은 진입 요건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자산 대비 자본비율 기준을 현행 10%에서 6%로 낮추고,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 흑자 요건도 3년 연속에서 2년 연속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회계별로 여러 금융기관이 금고 업무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른바 ‘제3금고’를 도입하고, 지방자치단체가 복수의 금고를 지정하도록 유도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도 담겼다.

은행과 새마을금고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방금고 시장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은행이 제1금고를 맡고 새마을금고가 제2금고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상대적으로 지역 영업망이 부족한 인터넷전문은행 등과 지역 점포망을 보유한 상호금융기관이 협력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으로 제시됐다.

금고 지정 과정에서 여러 새마을금고가 보유한 점포 수를 합산해 평가하는 방식도 제안됐다.

이 같은 방식이 제도화될 경우 지방금고 시장의 경쟁구도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지역농협들이 공동으로 금고 시장에 참여하거나 NH농협은행과 지역농협이 각각 제1·2금고를 맡는 형태를 비롯해 시중은행과 새마을금고·신협, 수협은행과 지역수협 등이 협력하는 다양한 형태의 참여 가능성이 거론된다.

새마을금고가 지방금고 시장 진출 확대에 나선 배경에는 최근의 실적 부진과 수신 감소도 자리 잡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올해 상반기 6,76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6월 말 기준 총수신은 243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2조1,000억원 감소했다.

최근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진 신협과 수협, 농협 등 다른 상호금융권에서도 안정적인 공공자금 유치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지방금고 시장에서는 NH농협은행이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광역지자체 14곳과 시·군·구 173곳 등 모두 187곳의 지방자치단체 금고를 맡고 있다. 전체 지자체와 지방교육청 금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68%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새마을금고 측은 연구용역을 통해 지역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상호금융기관의 지방금고 참여 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다만 상호금융기관의 지방금고 진입을 확대하기 위해 재무건전성 기준을 낮출 경우 공공자금의 안정적인 관리와 예금자 보호 측면에 대한 검토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방금고는 지방세와 세외수입 등 대규모 공공자금을 관리하는 만큼 시장 경쟁 확대와 함께 금융기관의 재무건전성 및 자금 운용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새마을금고가 제시한 개선안이 실제 시행되기 위해서는 관련 법령 개정 등 후속 절차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새마을금고 감독 업무와 지방자치단체 금고 제도를 관장하는 행정안전부가 상호금융기관의 시장 참여 확대와 공공자금 관리의 안정성을 어떻게 조율할지가 향후 제도 개선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송 의원은 “시중은행이 독식하는 지방금고를 지역 기여도가 높은 상호금융이 유치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며 “상호금융의 지방금고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앞으로 치열해질 금고 유치 경쟁을 고려한 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화성=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