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앞으로 네이버·카카오 같은 플랫폼 사업자는 대부광고를 싣기 전에 대부협회 사전심의를 거쳤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 절차를 어기면 과태료를 문다. 불법 대부광고를 걸러낼 책임을 광고 매체에도 지우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임기근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불법사금융 근절을 위한 범정부 TF' 회의를 열고 4대 추가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재명 정부 들어 네 번째 회의다. 금융위원회, 법무부, 공소청, 경찰청,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금융감독원, 신용회복위원회 등이 참석했다.

대부협회가 자율규제로 운영하는 광고 사전심의 대상은 지금 주요 일간지와 영상광고(온라인·TV)에 한정돼 있다. 정부는 이를 온라인 대부광고 전체로 넓힌다. 광고를 내려는 대부업체가 적격한지도 함께 심사한다. 행정제재 이력, 최근 6개월 영업실적, 고정사업장을 실제로 쓰는지 등을 본다.
플랫폼 등 광고 매체사에는 사전심의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의무화한다. 위반하면 과태료를 부과한다. 협회 자율규제에 법적 강제력을 덧붙이는 구조다.
'온라인 불법 대부광고 파파라치 제도'도 도입한다. 정부가 예시로 든 포상금은 미심의 광고나 법 위반 광고를 신고하면 건당 5000원이다. 불법사금융과 연계된 불법영업을 신고하면 건당 50만원이다. 정부는 4분기 중 대부업법과 시행령, 협회 광고심의규정 개정을 추진한다.
디지털 성범죄와 마약 수사에 쓰이는 위장수사를 불법사금융 수사에도 도입하는 방안은 관계부처와 협의해 검토하기로 했다.
피해자 신고를 독려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일부 피해자는 대출·상환 과정에서 업자의 지시나 강요로 불법행위에 가담했다. 이들은 처벌이 두려워 신고를 꺼린다. 정부는 공소청·경찰과 협의해 불법사금융 관련 특별 자수 요건과 기간을 정할 계획이다. 대부업법 개정안 마련에 바로 착수하고, 신고 독려기간은 2027년 상반기에 운영한다.
플랫폼 자율규제 점검도 강화한다. 지난 7월 7일 개정된 정보통신망법은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불법정보 처리 정책을 세우고 투명성 보고서를 공표하도록 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4분기 플랫폼 사업자와 자율규제협의체를 꾸린다. 이행 실적은 내년 상반기에 점검한다.
신용회복위원회에는 4분기 중 경찰 인력이 파견된다. 지금은 피해 상담이 통합지원센터에서 금감원(자료 검토·수사 의뢰)을 거쳐 경찰청(수사)으로 넘어간다. 긴급한 사건도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경찰이 상주하면 상담 단계에서 바로 수사를 의뢰할 수 있다.
정부는 TF 운영으로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불법사금융 검거 건수는 2021년 1017건에서 지난해 3366건으로 3.3배 늘었다.
같은 기간 발생 건수는 더 가파르게 늘었다. 2021년 1362건에서 지난해 5519건으로 4.1배가 됐다. 정부 자료로 검거율을 계산하면 2021년 74.7%에서 2022년 65.5%, 2024년 58.2%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61.0%였다. 검거되지 않은 사건은 345건에서 2153건으로 6배 넘게 늘었다.
올해 3월 신복위에 구축한 '원스톱 종합·전담 지원체계'의 실적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지난달 25일까지 접수된 불법채무는 6095건이다. 이 중 4475건(73%)에 초동조치가 이뤄졌다. 초동조치는 신복위 전담자가 SNS 등으로 업자에게 추심 중단과 채무 종결을 요구하는 것이다. 합의로 종결된 사건은 708건(11.6%)이었다. 전화번호 이용중지는 142건(2.3%)에 그쳤다.
임 실장은 "불법사금융 근절 대책은 단순한 금융거래 정상화 대책이 아닌 시급한 민생대책이자 사람을 살리는 대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이행 상황을 계속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