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가 세 차례에 걸친 사후조정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두 번째 파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창사 첫 파업으로 약 1500억원 규모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지 5개월 만이다. 첫 파업에 따른 타격을 4분기 추가 생산을 통해 만회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또다시 단체행동이 예고되면서 생산에 재차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전날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임금·단체협상 3차 사후조정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달 8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사후조정을 진행했지만 임금과 성과급, 인사제도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추가 조정 일정도 잡히지 않았다. 사측이 추가안을 제시했지만 양측의 간극이 여전히 컸고, 조정위원들은 현 상황에서 4차 사후조정을 진행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향후 노사 요청이 있을 경우 추가 조정을 진행할 여지는 남겨뒀다.
노조는 추가 단체행동을 예고한 상태다. 노조 관계자는 "조합원의 권익을 위해 노동조합이 가진 권리 행사에 나설 예정"이라며 "4차 사후조정 회의 자체가 잡히지 않은 만큼 단체행동 가능성이 큰 상태"라고 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4월 말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5월 1~5일 창사 이후 첫 전면파업을 벌인 바 있다. 이번 3차 사후조정 결렬로 추가 단체행동 가능성이 커지면서 불과 5개월여 만에 두 번째 파업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문제는 첫 파업의 여파를 아직 완전히 털어내기도 전이라는 점이다. 당시 회사 측은 파업으로 23개 배치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약 15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해당 손실은 3분기 실적에 반영되고, 줄어든 생산량은 4분기부터 추가 생산을 통해 만회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하지만 정작 생산 차질을 본격적으로 만회해야 할 4분기에 다시 파업 가능성이 불거진 셈이다.
파업 긴장감이 고조된 시기도 좋지 않다. 올해 하반기는 5공장 가동률 확대와 미국 록빌 공장의 본격적인 실적 기여가 예정된 시점이다. 생산 안정성이 고객사 신뢰와 직결되는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특성상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실적뿐 아니라 신규 수주 경쟁력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노사는 대화 채널을 완전히 닫지 않겠다며 여지를 남겨뒀지만 입장 차이가 좁혀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임금의 경우 노조는 기본 인상률 6.5%에 성과 인상률 평균 3%를 더한 총 9.5% 인상과 정액 300만원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 계산에 따르면 신입사원 기준 약 15.5%의 임금 인상 효과가 예상되는 수준이다. 경쟁사 대비 임금 수준이 약 15% 낮은 만큼 이 같은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노조 입장이다. 이와 함께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배분해 달라는 요구도 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총 6.2%의 임금 인상안을 제시했다. 회사 측은 공시자료를 근거로 6.2% 인상 시에도 올해 직원 1인당 총보상이 경쟁사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성과급을 영업이익에 연동하는 방식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CDMO 사업 특성상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는 데 부담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일각에서는 사측이 받아들이기엔 노조 요구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메모리 수요 폭증으로 호황을 겪고 있는 반도체 업계보다도 높은 임금 인상률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기준 삼성전자는 6.2%, SK하이닉스는 6.3%의 임금 인상이 결정됐다.
회사가 대규모 성장 투자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와 생산시설 증설 등을 위해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투자를 위해 추가 자금까지 요청한 상황에서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고정할 경우 주주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능력 확대와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는 시기인 만큼 추가 파업이 현실화하면 회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노사 모두 장기적인 경쟁력을 고려해 접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