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법관 제청 좌담회'...참석 학자들 "대통령 임명권 보조"

민주당 '대법관 제청 좌담회'...참석 학자들 "대통령 임명권 보조"

김선택 "제청은 후보자 '인선 절차'일 뿐"
"대통령 수락 의사 없다면 재제청 요구 가능"
이준일 "재제청 거부 시 '직무유기'…탄핵 사유"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법관 임명 관련 헌법 전문가 긴급 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0.2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대법관 재제청 갈등 장기화 속 전문가 좌담회를 열어 대법원장의 제청권 해석에 나섰다. 이날 참석한 전문가들은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대통령의 임명권 행사에 보조하는 권한이라고 주장하는 동시에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견해를 내놨다.

민주당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법관 임명 관련 헌법전문가 긴급 좌담회'를 개최해 대법관 재제청 문제를 둘러싼 헌법 해석상 문제를 짚었다. 헌법 제104조에 따르면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돼 있다.

최근 대통령과 대법원장은 대법관 제청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조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대법관 재제청 요구에 대해 거부 입장을 밝히면서 대법관 공석은 이날 기준 213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날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법원장의 제청권 행사에 대해 '인선 절차'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법관 임명) 순서가 추천·제청·지명·동의·임명 다섯 단계로 연결돼 있다"며 "제청까지는 결국 인선 절차다. 사람만 물색해서 테이블에 갖다 놓으라는 얘기인데 어떻게 임명이 되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제청권은 대법관후보자 인선에 관한 절차를 진행하는 권한일 뿐이고, 대통령의 임명권에 대한 '보조적 협력 권한'"이라며 "대통령은 대법원장의 인선 및 제청에 대해 수락할 의사가 없을 때는 언제든지 다시 제청하도록 반려할 수 있다"고 했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대법관에 대한 대통령의 임명권과 동등한 권한이 될 수 없다"며 "대통령 중심제 국가이기 때문에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가지는 법적 의미는 대법관 임명 과정에서 대통령이 임명권을 행사하는 데 사법부의 의사를 첫 단계에서 반영하겠다는 정도이지, 임명권과 제청권이 동등한 권한으로 해석될 여지는 전혀 없다"고 했다.

다만 민변 사법센터 소장인 장범식 변호사는 개인 의견을 전제로 "현행 헌법은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이) 의무규정으로 규정된 게 아니라 '한다'고만 규정돼 있기 때문에 이것을 무조건적으로 (임명) 해야하는 의미로는 (해석)할 수는 없겠지만, 권력 분립적 차원에서 존중돼야 하는 그런 제청권이라고 생각하는 게 맞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를 두고선 '직무유기'라는 비판도 나왔다. 김 교수는 "대법원장의 대법관후보자 제청은 권한이자 의무이기도 하다"며 "그럼에도 제청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제청할 직무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겠다고 명시적으로 선언하는 것이다. 따라서 직무유기의 의사를 스스로 분명히 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준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이 (대법관후보자 제청) 반려 내지 거부를 자신의 임명권에 근거해서 행사했을 때, 당연히 대법원장은 다시 제청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만약 적절한 시기, 상당한 시간 안에 제청하지 않으면 이건 헌법적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써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민석 민주당 대표도 대법관 재제청 문제를 두고 제청권의 성격과 대법원장의 책무를 문제 삼았다.

김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제청이 권한으로 봐서는 과연 임명권보다 상위의 더 큰 권한인가, 책무로 봐서는 국민의 신속한 재판받을 권리를 이렇게 침해해도 되는 행태가 될 수 있는 것인가라는 데 대한 질문이 오늘 질문의 본질"이라며 "지금 국민에게 주어진 질문은 사법과 그 정점의 대법원이 그 자체가 합헌적이고 민주적인가라는 초유의 질문"이라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22일 청와대의 대법관후보자 재제청 요구를 거부했으며, 관련 내용에 대해선 국정감사를 통해 얘기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조 대법원장을 오는 6일 대법원 국정감사에 일반증인으로 채택했다.

/라창현 기자(ra@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