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영화 '암살자(들)'의 역사 왜곡 논란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50여년간 보관해온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미공개 친필편지를 공개했다. 유 의원은 영화 제작진에 상영 중단과 공개 사과를 요구하면서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논란이 시작된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당시 사건과 관련해 보관하고 계셨던 자료를 제게 전달해주셨다"며 친필편지를 공개했다.
편지는 육영수 여사가 피격으로 숨진 지 이틀 뒤인 1974년 8월 17일 오후 10시께 박 전 대통령이 프랑스에서 귀국 중이던 딸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쓴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금까지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보관해온 자료라고 유 의원은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편지에서 "아버지가 맞을 흉탄을 어머니가 내 대신 맞고 가셨다"며 "내가 맞고 어머니가 살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몇 번이고 생각해 본다"고 적었다. 이어 귀국하는 딸을 기다리는 심정을 전하며 "현관에서 아버지 혼자 너를 마중할 일을 생각하니 앞이 캄캄하구나"라고 썼다.
유 의원은 기자회견 후 취재진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시 프랑스 유학 중 육 여사의 피격 소식을 듣고 귀국길에 올랐으며, 일본 도쿄공항에서 동생 박근영씨로부터 편지를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편지는 박 전 대통령이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예전에 보여주셔서 본 적이 있다"며 "단 한 번도 세상에 내놓지 않고 개인적으로 간직해왔고, 이 영화가 없었다면 아마 세상에 공개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번 편지 공개가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한 극영화다. 영화는 실제 사건과 인물을 토대로 가상의 인물과 상황을 결합하고, 극 중 일부 인물들이 당시 중앙정보부 윗선 등이 사건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장면을 담았다.
유 의원은 "실제 인물과 실제 영상, 실제 사건에 영화적 가설을 뒤섞어 놓고 판단과 책임을 관객에게 떠넘기는 방법으로 역사 왜곡 책임을 피해갈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허진호 감독과 제작진에 △역사적 사실과 창작 부분을 명확하게 구분해 설명할 것 △상영 중단을 포함한 책임 있는 조치를 할 것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유족에게 공개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법적 대응 가능성도 시사했다. 유 의원은 기자회견 뒤 '상영이 중단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모든 방법이 다 동원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사자명예훼손 등을 포함한 대응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법적으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다 강구하고 있다"면서도 "시간이 있으니 급하게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법적 대응을 요청하거나 권유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얘기를 드린 적은 없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앞서 지난달 28일 역사 왜곡 논란이 확산하자 입장문을 내고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의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실제 사건과 인물을 모티브로 하되 가상의 설정을 결합한 작품이라며 "영화 속 가설과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고 있지도 않다"고 해명했다.
허 감독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육 여사 피격을 지시했다는 이른바 '자작극' 해석에 대해서는 합리적으로 불가능한 주장이라는 취지로 선을 그은 바 있다.
유 의원은 이러한 제작진 측 해명에 대해 "창작과 표현의 자유가 객관적인 역사적 사실을 마음대로 뒤집을 수 있는 면허는 아니다"라며 "감독과 제작진은 요구사항에 응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