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살자들’ 학교 관람 조사 논란…이인선 의원, “교육검열 아닌 국회의 정당한 검증”

영화 ‘암살자들’ 학교 관람 조사 논란…이인선 의원, “교육검열 아닌 국회의 정당한 검증”

일부 교원 반발에 정면 대응…“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점검 위한 국정감사 자료요구”
2015년 ‘연평해전’ 조사 사례 꺼내 반박…“교권 위축·행정력 낭비 내세워 국감 무력화 안돼”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영화 ‘암살자들’의 학교 단체관람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국회 자료요구를 둘러싸고 정치권과 교육현장의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이인선 의원(대구 수성구을)은 2일 국민의힘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일부 교원단체 등이 해당 자료요구를 ‘교육검열’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점검하기 위한 국회의 정당한 자료요구”라고 반박했다.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 [사진=이인선 의원실]

실제 이 의원 측의 요구에 따라 일부 시·도교육청은 최근 일선 학교에 영화 ‘암살자들’의 학교 주관 단체관람 현황을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서울시교육청과 전북교육청이 지난달 29일 학교에 관련 공문을 보낸 사실도 확인됐다. 전북교육청 공문에는 ‘해당 없음’인 경우에도 제출하도록 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를 두고 일부 교육계에서는 국회의원이 특정 영화를 지목해 전국 학교의 관람 여부를 조사하는 것이 학교의 교육활동과 자율성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의원은 이날 이 같은 비판에 정면으로 맞섰다.

그는 “국정감사는 국민을 대신해 행정과 재정 집행을 감시하고 바로잡는 국회의 헌법상 책무이며,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교육 현장과 시·도교육청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적 사건에 대한 왜곡 논란이 있는 작품을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단체관람시켰는지 확인하는 것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지켜지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마땅한 검증”이라고 주장했다.

영화의 역사적 사실관계를 둘러싼 평가는 별개로 하더라도 이번 공방의 핵심은 국회의 국정감사 자료요구 권한과 학교 교육활동의 자율성 사이에서 어디까지를 적정한 검증 범위로 볼 것이냐에 있다.

이 의원은 과거 사례도 꺼냈다.

그는 “2015년 국정감사에서는 당시 민주당 의원이 영화 ‘연평해전’ 단체관람 현황을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아 전국 298개교, 학생 4만4922명의 관람 실태를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슷한 시기 전교조가 영화 ‘국제시장’ 단체관람을 ‘강제 집단 상영’이라며 중단을 요구했던 사례를 언급하면서 “이제 와서 국회의 단체관람 현황 자료요구를 ‘교육검열’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지독한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이 의원이 제시한 2015년 ‘연평해전’ 학교별 관람 규모와 당시 사례는 이번 발언에서 제시한 수치와 주장인 만큼 관련 국정감사 원자료를 통한 추가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 의원은 교육 자율성과 정치적 중립성의 관계에 대해서도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교육의 자율성은 법치주의의 테두리 안에서 정치적 중립성이 담보될 때 보장받을 수 있다”며 “성역 없는 국정감사를 ‘교권 위축’과 ‘행정력 낭비’라는 주장으로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교육위원회 위원들은 어떠한 외압과 방해에도 흔들리지 않고 교실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교육의 투명성·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이번 국정감사에서 진실을 끝까지 밝혀내겠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논란은 영화 한 편의 단체관람 여부를 넘어 국회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인하기 위해 어느 범위까지 학교 자료를 요구할 수 있는지, 반대로 학교 교육활동의 자율성은 어디까지 보호돼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실제 단체관람 규모와 관람 결정 과정, 학교 예산 사용 여부 등이 공개될 경우 논쟁 역시 한층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