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도수화 기자] 금융당국이 일반은행에 이어 특수은행도 내부통제 평가를 대폭 강화한다. 그러나 금융사고가 외부인 사기와 해외법인 사고 등으로 고도화·다양화하면서 평가 비중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사고 예방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내부통제 강화가 달라지는 금융사고 유형에 맞춘 대응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특수은행 경영실태평가에서 기존 위험관리(R)의 하위항목이었던 내부통제(I)를 별도 평가부문으로 분리하고 평가 비중을 3.2%에서 10%로 확대하는 내용의 은행업감독규정 개정안을 예고했다. 대상은 NH농협은행·IBK기업은행·한국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Sh수협은행 등 5곳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특수은행의 경영실태평가 체계는 현행 CACREL에서 내부통제를 별도 평가부문으로 둔 CACEL-IR로 바뀐다. 내부통제 비중이 확대되는 대신 위험관리 평가 비중은 20%에서 15%로, 수익성은 10%에서 5%로 낮아진다. 자본 20%, 자산 30%, 법규준수 10%, 유동성 10%는 기존과 같다.
앞서 금융위는 2024년 2월 일반은행에 대해 유사한 방향으로 경영실태평가 체계를 개편했다. 당시 내부통제를 별도 평가부문으로 분리하고 비중을 5.3%에서 15%로 높였다. 이후 금융회사 임원별 내부통제 책임을 명확히 하는 책무구조도도 도입했다.
금융당국이 은행 내부통제 평가 비중을 높이고 임원별 책임까지 강화했지만 가시적인 효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금융사고는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7월 은행권 금융사고는 47건, 사고금액은 1708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사고 건수와 액수는 2023년 33건, 696억9000만원에서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 지난해 134건, 3143억8100만원으로 급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개정이 최근 국내외에서 대형 금융사고 발생한 기은 등 특정 은행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금융위 관계자는 "일반은행은 당시 금융사고 발생 등을 계기로 우선적으로 경영실태평가 체계를 개편했던 것"이라며 "이후 경과를 보면서 특수은행도 후속 조치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평가 비중을 높이는 데 그치기보다 은행이 고도화·다양화하는 금융사고에 스스로 대응할 수 있도록 당국의 지원과 제도적 뒷받침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내부통제 평가체계 강화와 함께 새로운 유형의 금융사고에 은행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당국과 은행이 대응 체계를 함께 고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부통제를 완벽하게 하거나 금융사고를 100% 줄이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금융회사는 사회적 책임이 있는 만큼 내부통제 수준을 계속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수은행 일부는 정부 지분이 있는 만큼 진작 일반은행과 함께 평가 비중을 높였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은행업감독규정 개정안은 오는 11월 9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국무조정실 규제심사 등 관련 절차와 금융위 의결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위 의결은 오는 12월 2일로 예정됐다.
/도수화 기자(dosh@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