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문화인사이트]“AI음악 등록 방식 정교함 필요” AI 음악의 저작권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

[서병기 문화인사이트]“AI음악 등록 방식 정교함 필요” AI 음악의 저작권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

음저협 음악저작물 등록기준 개정안의 상세 내용

[아이뉴스24 서병기 기자] AI로 만든 음악이 주요 음악차트 순위에 올라오고 있다. 생성형 AI 서비스인 수노(Suno)를 사용해 보컬을 생성한 머무르의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는 지난 2일 유튜브 일간 인기 뮤직비디오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AI를 활용해 음악을 만드는 조선힙합의 '마음의 숲'도 써클 BGM차트 1위, 웨이브 콜의 '넌 내 맘을 빼앗았고 난 온종일 생각하지'가 카카오뮤직 실시간 1위를 각각 차지한 것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AI 활용 음악 신탁 기준 마련을 위한 토론회 [사진=음저협]

AI를 활용한 음악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미 AI가 만든 음악으로 저작권료를 받아간 사례도 있다. 아직은 ‘인간’만이 저작권자가 될 수 있지만, 저작권 등록자가 AI음악임을 신고하지 않고 자신의 힘만으로 만든 것처럼 등록했다가 어느 순간 발각돼, 저작권료 분배가 중단되기도 했다.

그래서 정부와 국회, 관련협회가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뤄 AI음악에 대한 보상원칙 체계를 세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AI음악 제작은 일시적인 현상도 아니며, AI음악에 대한 저작권료가 많아질수록 기존 저작권자들이 받던 파이가 작아지기 때문에 이 작업은 매우 정교해야 한다. 기술의 빠른 발전을 따라가면서도 창작자의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AI음악과 사람이 만든 음악의 구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필자는 몇몇 작곡가들에게 문의한 결과 AI를 활용한 정도를 솔직하게 신고하고 싶지 않다는 답변을 들어, 이 작업 또한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22일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실이 주최하고, 음저협을 비롯한 ‘K-음악권리자단체 상생위원회’ 소속 6개 단체가 공동 주관한 가운데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AI 활용 음악 신탁 기준 마련을 위한 토론회’는 그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 토론회에서는 음악산업 현장의 AI 활용·유통 현황과 인간의 창작적 기여를 입증할 수 있는 등록 방식, AI 음악 탐지 기술의 정확도 등을 논의했다. AI 활용 음악의 권리관리를 둘러싼 주요 쟁점과 해외 동향도 살펴봤다.

AI음악을 비롯한 각종 AI 저작물의 역사가 얼마되지 않아 아직 명확하게 권리, 이해관계를 명시해놓은 저작권법을 완비한 국가는 없지만, 나라마다 대강의 원칙은 잡혀있다.

‘생성형AI 결과물의 저작물성’을 발표한 김혜창 한국저작권위원회 정책연구본부장은 “미국은 인간 창작 원칙을 강조하고, 일본은 인간의 창작 기여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고, 중국은 구체적 사례에 대한 개별적 판단으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인간의 창작적 기여 판단 기준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인정될 수 있는 경우는 자신의 저작물을 생성형 인공지능에 입력하고 창작적 표현이 결과물에 나타나는 경우와 생성형 인공지능 산출물을 수정·증감하는 추가작업 부분에 창작성이 있는 경우, 생성형 인공지능 산출물을 선택· 배열·구성한 것에 독자적 창작성이 있는 경우다. 단, 오탈자 수정 또는 사소한 크기· 색상 변경과 인간의 독자적 표현이 확인되지 않은 경우와 단순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생성된 결과물은 인간의 창의적 기여가 인정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저작권 관련 업무를 수행해온 법무법인(유한) 화우의 설지혜 파트너 변호사는 ‘AI 활용 저작물의 제도권 편입 필요성 및 그 방법론-한국음악저작권협회 음악저작물 등록기준 개정안을 중심으로’를 발표했다.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말하는데, GAI(생성형 인공지능) 산출물과 달리 GAI 활용 저작물을 인정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합의(컨센서스)가 있으나 간단하지는 않다.

AI로 만든 음악이 모두 다 저작권이 인정되는 건 아니다. AI 도움을 받아 음악을 만들어도 AI를 보조적으로 사용했고, 인간의 주도적 창작적 행위가 있다면 등록이 가능하다고 했다.

설지혜 변호사는 이를 2020년 조영남 그림 대작 사건과 비교했다. GAI를 조수로 활용했다면 어떻게 될까?

조영남 사건이 결국 무죄로 끝난 것은 조영남이 100% 조수에게 미술품을 맡기고 이름만 줬다면 문제가 되지만, 창작자가 편의를 누리는 것을 넘어 소비자를 기망하는 수준까지는 이르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것. 이제 그 한계를 설정하는 데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합의점이 필요하다. 이것만 봐도 쉽지 않은 작업임을 알 수 있다.

설 변호사는 GAI 산출물을 활용한 음악의 위법행위 사례들을 설명했다. 먼저 AI를 활용해 수십만곡의 노래를 만든 뒤 매크로(자동화 프로그램)를 이용해 스포티파이 등의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수십억회 재생하는 방법으로 120억원을 벌어들인 미국 남성이 ‘사기’ 혐의를 인정한 사례를 소개했다,

또 국내 사례로, 짧은 기간내 다수의 음악을 제작하여 사용료를 분배받은 피고발인 4인에게 지급된 음악저작권료가 163억원에 달해 음악저작권협회가 2025년 3월 24일부터 AI 활용음악을 등록할 수 없도록 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했다.

AI 활용 음악 신탁 기준 마련을 위한 토론회 참가자와 관계자들. [사진=음저협]

음저협은 2025년 10월 이들 피고발인들을 사기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으나, 수사기관은 등록된 음악이 실제 AI 생성음악이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지난 7월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로 인해 설 변호사는 GAI 산출물과 GAI 활용저작물의 구별 필요성과 방법에 대한 시사점을 다음과 같이 도출했다.

GAI 산출물이 아닌 GAI 활용저작물에 대해서는 정책이 부재하다. 전문성이 없는 수사기관에 해결을 의뢰하는 것은 잘못된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 수사를 의뢰하더라도 명확한 판단기준과 근거를 함께 제공해야 한다.

AI 활용사실, 인간의 창작적 기여도, 허위신고의 고의성을 사후에 입증하기 위해서 저작물의 신탁 단계부터 관련 정보에 대한 확보가 가능해야 한다. 모든 등록저작물의 창작과정을 수사할 수 없으며, GAI의 사용 사실 및 그 사용의 정도는 창작자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는 만큼, 자진신고를 유도하는 정교한 장치가 필요하다.

따라서 설 변호사는 음저협이 AI 활용 음악저작물과 관련해 수립한 주요한 정책으로, AI를 활용한 음악저작물의 경우에도 인간의 실질적이고 주도적인 창작적 기여가 인정되는 경우는 등록 가능하도록 하되, 인간의 창작적 기여도를 확인하기 위하여 여러 장치를 마련했다고 밝히며 이를 자세하게 설명했다. 인간의 실질적이고 주도적인 창작적 기여를 등록 기준으로 설정한 것이다.

‘음악저작물 신고·등록에 관한 규정’ 제5조(저작권 등록의 확인·보증) ④항에는 위탁자가 AI 활용 저작물을 등록하는 경우, 해당 저작물이 다음 각 호의 요건을 충족함을 확인·보증하여야 한다.

1. 단순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AI가 자동 생성한 음악이 아닐 것

2. 멜로디·가사·구조·편곡·구성 등에 인간의 실질적이고 주도적인 기여가 있을 것

‘저작권 신탁계약약관’ 제7조(저작권의 확인·보증) ①항에도 위탁자는 수탁자에게 위탁하는 저작물에 대해서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지 않음을 확인하며, 동시에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지 않음을 확인·보증한다. 또한 위탁자는 해당 저작물이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서 저작권법상 보호 대상이 되는 저작물에 해당하며, 인공지능 등을 활용하여 창작한 경우에는 해당 저작물이 인간의 실질적이고 주도적인 창작적 기여에 기초한 것임을 확인·보증한다.

하지만 단순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자동생성된 100% AI 산출물은 제외하되, 인간이 멜로디·가사·구조·편곡·구성 등에 실질적이고 주도적으로 관여한 음악은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등록규정 제5조와 신탁계약약관 제7조가 이를 확인·보증의 형태로 구체화하고, 신고서가 실제 확인·보증을 받는 수단이 된다. 현재 기술 수준에서 인간과 AI의 기여도를 객관적인 비율로 측정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51%와 같은 수치를 규정하지 않고 정성적 평가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AI 활용 정도와 창작 과정을 구체적으로 신고하도록 변경했다. AI 활용 영역, 사용한 AI 도구명, AI 활용 방식, 인간의 창작적 기여 내용, 그 밖에 인간의 실질적이고 주도적인 창작적 기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 등을 기록한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작사·작곡·편곡 등 파트별로 인간의 창작적 기여를 판단하기 위해 수탁자는 동일한 저작물이 제3자에 의하여 기 등록되었을 경우와 동일한 저작물의 저작자 및 실연자가 동일하고, 공표의 방법(제작사, 공표방법, 공표년도 등)이 다를 경우, 작사·작곡·편곡 등 특정 파트가 인간의 실질적이고 주도적인 창작적 기여에 기초하지 않은 경우(단순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AI가 생성한 경우를 포함한다)는 저작물 등록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필수사항들을 기재하지 않는 경우, 확인 보증을 거부하는 경우, 또 제출된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인간의 실질적이고 주도적인 창작적 기여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합리적 사유가 있는 경우도 수탁자는 저작권 등록을 반려할 수 있다. 확인·보증은 허위 신고 예방 및 위탁자의 고의·과실의 판단 자료로도 활용 가능하다.

이와 함께 수탁자는 AI 활용 저작물의 등록 및 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내부 심의기구를 두고, 허위 신고 또는 100% AI 생성 의심시 사용료 징수·분배를 유보하며, 사용료 유보 사유를 위탁자에게 통지하고 소명기회를 부여한 뒤, 기술적 확인 결과와 소명자료를 토대로 내부 심의를 진행하며, 유보 사유가 해소되면 유보를 해제하는 조항도 두기로 했다.

위탁자가 확인·보증을 허위로 하거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저작권법상 보호 대상이 아닌 산출물을 음악저작물로 허위 신고하여 사용료를 지급받은 경우, 위탁자는 부당 수령액 전액을 수탁자에게 반환하여야 하며, 신탁자는 부당 수령액의 3배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위약벌'을 청구할 수 있다.

설지혜 변호사는 결론에서 “AI를 사용해 음악을 만드는 것은 자진신고가 가장 중요하다. 자기 자신이 AI를 쓴 걸 가장 잘 안다”면서 “GAI를 활용한 음악 창작은 막을 수 없는 대세이며, 막을 수 없다면, 저작물로 편입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여 제도화하고 제도 내에서 규율하여야 한다. AI 음악 제도의 빈 틈은 탐지 프로그램(Detection Program) 등 기술적인 장치를 통해 보완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AI를 활용해 음악을 만든 결과물에 대한 저작권 제도를 수립하는 것은 쉬운 게 아니다. 자칫 AI를 사용하지 않는 기존 저작권자의 불만과, 새롭게 AI를 활용해서 음악을 만들고 있는 기존 저작권자의 불안, 의도하지 않은 지식 재산권 범죄의 발생과도 연관돼 있어 보다 정교하게 만들어져야 한다.

/서병기 기자(w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