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LG전자가 미국에 첫 칠러 생산공장을 짓는다.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의 심장부인 미국에 현지 생산거점을 마련하고 급증하는 냉각 수요 공략에 나서는 것이다.

LG전자는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미국 버지니아주 윈저에 칠러 생산공장을 구축한다고 1일 밝혔다.
연면적 3만2000㎡, 부지면적 17만㎡ 규모로 AI 데이터센터에 주로 사용되는 공랭식 칠러를 생산한다.
칠러는 차가운 물을 대량으로 만들어 데이터센터의 열을 식히는 대형 냉각기다.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대거 들어가는 AI 데이터센터는 발열량이 큰 만큼 칠러를 비롯한 냉각 설비가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LG전자가 미국 첫 칠러 생산거점으로 버지니아를 선택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데이터센터 수요처와 가까운 지역에서 제품을 직접 생산해 공급 속도를 높이고 물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북미 고객의 대규모 프로젝트에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서다.
특히 미국은 전 세계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집중되는 최대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2030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 용량의 약 60%가 북미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 가운데 버지니아주는 글로벌 빅테크의 데이터센터가 대거 몰려 있는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품고 있다.

공장이 들어서는 윈저는 데이터센터가 집중된 북버지니아가 아닌 버지니아 남동부에 위치한다. 대신 항만과 고속도로 접근성이 높은 제조·물류 거점이다. 수요처와 같은 주에 생산기지를 두면서 북미 전역으로 제품을 공급하기에도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버지니아 주정부에 따르면 LG전자는 아일오브와이트 카운티의 460 커머스센터에 6390만달러 이상을 투자한다. 이번 투자로 164개의 신규 일자리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버지니아주도 LG전자의 투자를 반겼다. 애비게일 스팬버거 버지니아 주지사는 "LG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버지니아에 6000만달러가 넘는 투자를 결정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투자가 버지니아에 대한 기업들의 신뢰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번 투자는 한미 관세협상에 따른 대규모 대미 전략투자 패키지에 포함된 사업은 아니다. 다만 한국의 대미 투자가 본격화하는 시점에 LG전자도 미국 내 생산 기반 확대를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LG전자는 칠러 생산 시 첫 공정부터 마지막 공정까지 제품이 컨베이어를 따라 이동하는 흐름라인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기로 했다. 미국 공장 신설과 국내 생산라인 증설·고도화에는 총 1500억원을 투입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와 LG CNS의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 역량을 결합한 "원(One) LG" 사업도 확대한다. 단순히 냉각기를 공급하는 데서 나아가 냉각과 전력, 데이터센터 구축 역량을 묶어 고객에게 제안한다는 구상이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사장은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인프라인 냉각 솔루션 분야에서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지속 강화해 급증하는 시장 수요를 적극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