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구미에서 로봇 핵심부품을 만들고 포항에서 기술을 개발해 실제 철강·이차전지 공장에서 검증한다. 여기에 대구의 로봇기업과 소프트웨어, 국가로봇테스트필드를 연결한다.
경북과 대구가 행정구역을 넘어 하나의 ‘로봇 산업권’으로 묶인다.

특히 반도체·전자·기계산업을 축적해 온 구미의 제조·양산 능력과 포항의 연구개발(R&D)·실증 능력이 결합하면서 기존 제조업을 로봇산업으로 확장하는 새로운 산업전환이 시작될지 주목된다.
경북도는 30일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경북 포항·구미와 대구가 로봇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통합 지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지정으로 경북은 반도체 구미, 이차전지 포항, 바이오 안동·포항에 이어 로봇 포항·구미까지 4개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를 갖추게 됐다.
이번 로봇 특화단지에서 경북이 내세운 카드는 명확하다.
‘구미 제조·양산, 포항 연구·실증’이다.
구미는 50여 년간 축적된 국가산업단지 제조 기반을 로봇산업으로 확장한다.
구미국가산업단지 1~5단지에는 3000여 개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전자·기계·장비 분야 정밀부품 공급망이 형성돼 있다.
경북도는 이 같은 제조 기반을 로봇 모터와 구동부 등 핵심부품 생산으로 확장해 구미를 로봇 핵심부품 양산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구미 로봇 분야 투자계획이 향후 산업생태계 확대의 주요 축으로 거론된다.
경북도는 삼성전자의 투자계획을 계기로 자화전자 등 지역 부품기업의 로봇산업 참여를 확대하고 핵심부품 생산·공급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관건은 삼성전자의 투자계획이 앞으로 어느 정도 규모와 속도로 구체화되느냐다.
투자액과 시설 규모, 투자 시기, 신규 고용 등 세부계획이 현실화되면 대기업을 중심으로 지역 부품기업들이 로봇 공급망에 진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구미가 ‘만드는 곳’이라면 포항은 ‘개발하고 시험하는 곳’을 맡는다.
포항에는 포스텍과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등 연구기관이 자리 잡고 있고 철강과 이차전지라는 대규모 제조현장이 있다.
연구실에서 개발한 로봇을 실제 산업현장에 투입해 성능과 적용 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안전로봇실증센터와 수중로봇복합실증센터 등 기존 실증 인프라도 활용한다.
포항에 생산거점을 둔 뉴로메카 역시 협동로봇과 휴머노이드 로봇, 핵심부품 개발·생산을 담당하는 기업으로 특화단지 생태계에 참여한다.
경북도는 포스코와 연계한 제조공정 자동화 기술 검증 등 산업현장에서 운영 데이터를 축적해 로봇의 실제 제조현장 확산을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이번 특화단지가 단순히 ‘로봇을 만드는 산업’에 그치지 않고 경북의 기존 제조업을 AI와 로봇으로 바꾸는 ‘제조 AX’ 전략과 맞물리는 이유다.
특화단지 지정에 따라 기반시설 구축과 인허가 신속처리, 기술개발, 인력양성 등 국가 차원의 지원도 받을 수 있게 된다.
경북도는 자체적인 기업지원책도 병행해 추가 민간투자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와의 역할 분담도 이번 지정의 특징이다.
경북이 구미의 부품·양산과 포항의 R&D·현장실증을 맡는다면 대구는 로봇기업과 소프트웨어 기반, 국가로봇테스트필드를 활용한 실증·성능평가·인증 역량을 담당한다.
구미의 ‘제조’, 포항의 ‘연구·현장실증’, 대구의 ‘AI·소프트웨어·시험인증’을 하나의 초광역 밸류체인으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경북도는 대구시와 공동 추진체계를 구성하고 특화단지 사업계획과 신규 사업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로봇 핵심기술 개발과 기업지원, 실증·사업화, 전문인력 양성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번 로봇 특화단지 지정은 대구와 경북이 행정구역을 넘어 각자의 산업적 강점을 결집해 대한민국 로봇산업의 새로운 성장축을 만드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어 온 대구·경북의 위상을 로봇까지 연결해 우리 지역을 첨단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