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늦가을 김장철을 앞두고 대형마트와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일찌감치 수요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김치를 직접 담그는 가구와 가구당 김장 규모가 줄어드는 가운데 절임배추와 완성형 양념 등 번거로운 과정을 덜어낸 상품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다. 유통업계도 절임배추 물량을 늘리고 소용량·간편 상품군을 확대하며 달라진 김장 수요 공략에 나섰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마트와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10월 중순부터 본격화하는 김장 시즌을 앞두고 이번 주부터 절임배추 등 김장 재료 사전예약에 들어간다.
최근 가구 규모가 작아지고 상품김치 구매가 보편화하면서 가정에서 담그는 김장 규모는 꾸준히 감소하는 모습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지난해 발표한 '2025년 소비자 김장 의향 및 주요 채소류 공급 전망'에 따르면 4인 가구 기준 김장용 배추 구매량은 2020년 21.9포기에서 2025년 18.3포기로 5년 새 16.4% 감소했다. 2025년 구매량은 전년 18.5포기보다 1.1%, 평년 21.2포기보다 13.6% 적었다.
김장 규모가 줄어드는 가운데 남아 있는 수요마저 '간편 김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김치를 직접 담그는 소비자의 김장용 배추 구매 형태 가운데 절임배추 비중은 2024년 55.5%에서 2025년 58.9%로 상승했다. 반면 신선배추 비중은 같은 기간 42.6%에서 38.7%로 낮아졌다.
배추를 직접 절이는 번거로운 과정을 생략해 김장에 드는 시간과 수고를 줄이려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절임배추를 선택한 소비자 가운데 55.8%는 '절임 과정이 번거로워서', 32.5%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서'를 이유로 꼽았다. 두 응답을 합하면 88.3%에 달한다.
유통업계도 이 같은 소비 변화에 맞춰 절임배추 확보 물량을 늘리고 있다.
SSG닷컴은 올해 절임배추 물량을 전년 대비 약 10% 확대할 계획이다. 상품에 문제가 있을 경우 무료 반품을 지원하는 서비스도 운영해 온라인으로 신선식품을 구매할 때 소비자가 느낄 수 있는 품질 우려를 낮춘다는 전략이다.
롯데마트·슈퍼도 올해 절임배추 확보 물량을 전년보다 20% 늘렸다. 절임배추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동시에 여름철 이상고온 등 기후 변수에 따른 작황 불확실성에 대비해 산지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절임배추뿐 아니라 김장 양념과 소용량 상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별도로 배추를 절이고 각종 재료를 손질해 양념을 만드는 과정을 줄여 김장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SSG닷컴은 소규모 가구의 김장 수요를 고려해 5㎏ 안팎의 소용량 절임배추와 마늘·양념류 등 김장재료 세트를 새롭게 선보인다.
롯데마트는 지역별 입맛을 고려해 김치양념을 경기도식과 전라도식 두 종류로 선보인다. 절임배추 5㎏과 김치양념 1.5㎏을 묶은 '해남 절임배추 간편 키트'도 내놓는다. 별도로 김장 재료를 구매할 필요가 없어 적은 양의 김장을 원하는 가구를 겨냥했다.
김장 수요가 줄면서 과거와 같은 대규모 '김장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유통업계로서는 김장을 포기하지 않은 소비자의 수고를 얼마나 덜어주느냐가 새로운 경쟁 요소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이에 김장철 마케팅도 대용량 원물 판매 중심에서 절임배추와 소용량 상품, 완성형 양념 등 편의성을 앞세운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한 유통 채널 관계자는 "김장 재로 판매가 본격화되는 10월 중순에 맞춰 소규모 가구를 겨냥한 여러 배추·양념류 상품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