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진에어·아시아나항공에 대해 항공사 기업결합 시정조치 불이행 혐의로 심의 절차에 착수했다. 청주-제주 노선에서 공급좌석수 유지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으며, 공정위는 이행강제금 부과와 함께 법인 고발 의견을 냈다.
같은 사건에서 대한항공 계열은 인천-괌·부산-괌 노선의 시정조치 완화도 함께 요청했으나, 공정위는 "사정변경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기각 의견을 냈다.
공정위 사무처는 30일 대한항공 등 3개 항공운송사업자가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시정조치 대상 노선 중 '청주-제주', '제주-청주' 노선의 공급 좌석 유지 의무 위반 혐의에 대해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020년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독과점 우려가 제기된 국제노선 26개, 국내노선 8개에 대해 구조적 조치(슬롯·운수권 이관)와 행태적 조치(공급좌석수 축소 금지, 운임 인상 한도, 서비스 품질 유지 등)를 이행하겠다는 조건으로 기업결합을 승인받았다. 관련 의결은 2022년 5월 9일과 2024년 12월 24일 두 차례 있었다.
이 중 공급좌석수를 2019년 수준의 9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무를, 대한항공·진에어·아시아나항공이 2024년 12월 12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 청주-제주·제주-청주 노선에서 지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브리핑에서 공정위 관계자는 "청주-제주 노선이 이번에 확인된 유일한 위반 노선"이라고 밝혔다.
좌석수 산정 기준과 관련해, 공정위는 계열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까지 포함해 판단한 이유에 대해 "계열사 전체의 시장 점유율을 합산해 봐야 실질적인 공급 축소 여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90%라는 기준 자체는 2022년 시정조치 확정 당시 대한항공 측도 별다른 이견을 제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는 이번 위반에 대해 공정거래법 제16조제1항(이행강제금)과 제125조(벌칙)를 함께 적용할 방침이다. 제125조제1호는 기업결합 시정조치(제14조제1항)를 이행하지 않은 자에 대해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한항공 계열이 시정조치 불이행으로 이행강제금을 부과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정위는 브리핑에서 과거에도 두 차례 이행강제금이 부과된 바 있고, 이 중 한 번은 역대 최대 규모였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번 이행강제금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공정위는 대한항공 측에 "더 책임감 있게 시정조치를 준수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심의에서 다뤄지는 별개 안건으로, 대한항공·진에어·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 등 5개 계열 항공사가 인천-괌·부산-괌 노선에 대한 시정조치 완화를 신청했다. 신청 시점은 2025년 12월이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중대한 사정변경이 없었다"는 논거로 기각 의견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유사한 완화 요청이 받아들여진 사례가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공정위 관계자는 "극히 적었다"고 답했다.
이번 사건은 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제재 수위가 확정될 예정이어서, 이행강제금 규모와 고발 실행 여부는 심의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