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규모기업집단 BS 소속 계열회사인 비에스산업과 코리아디앤아이의 부당지원행위 혐의에 대해 심의절차를 개시했다. 공공택지 개발사업에서 나올 이익을 예상하고도 총수 2세 일가가 100% 지배하는 회사에 헐값으로 지분을 넘겼다는 것이 핵심으로, 거래 당시 양측 회사에 총수 2세가 관여해 사실상 셀프 승인 구조였다.
공정위는 30일 브리핑에서 "비에스산업과 코리아디앤아이의 부당 지원행위 혐의에 대한 행위사실, 위법성 및 조치의견 등을 기재한 심사보고서를 피심인에게 송부하고 위원회에 제출함으로써 심의절차가 개시됐다"고 밝혔다. 심사보고서는 심사관이 조사 과정에서 파악한 위법성과 조치의견을 기재한 것으로, 위원회의 최종 판단을 구속하지 않으며 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판단이 내려질 예정이다.

심사관은 비에스산업이 2개 프로젝트금융회사(PFV) 지분을 2020년 6월3일 코리아디앤아이에 매각하면서 정상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래해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비에스산업은 부산 에코델타시티 21블록, 의정부 고산 C1·C3블록 공공택지 개발사업을 위해 2개 PFV를 설립한 뒤 해당 사업에서 상당한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음에도, 동일인 2세(이현섭)가 지배하는 코리아디앤아이에 액면가(5000원)보다 상당히 낮은 가격으로 지분을 매도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피심인들이 거래한 가격은 상증세법상 비상장주식 가치평가로 나온 가격인데 주당 5000원보다 낮은 2000원대 후반에서 3000원대였다"며 "저희는 이 시점에 이미 분양이익이 예상됐기 때문에 그 이익을 반영해 현재가치(할인)법을 활용해 실질적인 정상가격을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략적인 할인 폭을 묻는 질문에는 "액면가 대비 50~60% 정도 수준"이라고 답했다. 다만 구체적인 정상가격과 거래가격 액수는 "시장에서 다투는 사안"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이 거래는 매도 측과 매수 측 모두에 관여한 인물이 있어, 사실상 자기 자신이 자신에게 승인한 구조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현섭은 지분을 헐값에 내준 비에스산업의 2020년 당시 대표이사였으며, 동시에 그 지분을 사들여 막대한 배당을 챙긴 코리아디앤아이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BS그룹 대규모기업집단 현황자료에 따르면 이현섭은 코리아디앤아이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고, 비에스산업 지분도 25.83% 갖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코리아디앤아이의 지분 구조에 대해 "총수 2세 아들 일가가 100% 보유한 회사"라고 확인했다.
그 결과 코리아디앤아이는 회사 설립 이후 불과 4개월 만에 2개 PFV 지분을 취득했고, 이를 통해 약 370억원에 달하는 배당수익을 받았다. 심사관은 2개 PFV 주식의 정상가격과 실제 거래가격의 차이를 지원금액으로 판단했으며, 지원금액은 약 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산정됐다. 지원금액(70억원) 대비 실제 챙긴 배당수익(370억원)이 5배 이상 많아, 헐값 매각을 발판으로 한 이익 규모가 지원금액 자체보다 훨씬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심사관은 피심인들의 행위가 공정거래법 제45조를 위반하는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의견을 제시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의 과징금 부과기준율 범위를 묻는 질문에 "상단이 80%"라고 답했다. 다만 구체적인 과징금 액수에 대해서는 "지원금액 기준으로 과징금 고시에 따라 산정되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형사고발 의견은 포함되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그 이유에 대해 "공소시효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사건 행위가 2020년 6월 발생해 뒤늦게 위법성이 확인되면서, 형사처벌이 가능한 시효를 이미 넘긴 것으로 풀이된다.
BS그룹 소속 73개 계열사는 모두 비상장사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BS그룹 계열사 중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회사들의 매출 대비 계열사간 거래 비중은 최근 3년간 30~36%대를 오갔다. 특히 이번에 부당지원행위 혐의를 받은 비에스산업은 전전기 96%, 전기 95%에 달하는 매출을 계열사 거래에 의존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