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세 478.6조 '역대 최대'…추경 반년 만에 63조 빗나가

올해 국세 478.6조 '역대 최대'…추경 반년 만에 63조 빗나가

반도체 양사 이익 전망 81조→638조…법인세만 추경보다 35조 더 걷혀
본예산 대비 오차율 22.7%…추계위 격상·AI 모형 도입 첫해에도 오차 되풀이
8월까지 329.9조 걷혀 진도율 79.4%…농특세는 이미 연간 예산 넘어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올해 국세수입이 478조6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역대 최대다. 종전 최대였던 2022년(395조9000억원)보다 80조원 넘게 많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때 올려 잡은 세입 전망보다도 63조원 이상 더 걷히는 셈이다.

재정경제부는 30일 세수추계위원회를 거친 '2026년 국세수입 재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국세수입은 478조6000억원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실적(373조9000억원)보다 104조7000억원(28.0%) 많다. 추경예산(415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63조2000억원(15.2%) 늘었다.

2026년 국세수입 재추계 결과

본예산과의 격차는 더 크다. 정부가 지난해 편성한 올해 본예산 국세수입은 390조2000억원이다. 재추계 전망치와 88조4000억원 차이가 난다. 오차율은 22.7%다.

재경부는 "본예산 및 추경예산 편성 당시 예측하기 어려웠던 반도체 호황, 반도체기업 특별배당, 증시 활성화 및 민간소비 회복 등에 기인한다"고 오류 배경을 밝혔다.

오차가 가장 큰 세목은 법인세다. 올해 법인세는 136조4000억원 걷힐 전망이다. 추경 전망(101조3000억원)보다 35조원(34.6%) 많다. 지난해보다는 51조8000억원(61.2%) 늘어난다. 증가분은 대부분 신고분이다. 신고분이 추경보다 34조2000억원 늘었다.

원인은 반도체다. 재경부가 제시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본예산을 편성한 지난해 7월 81조원이었다. 추경을 편성한 올해 2월에는 339조원으로 뛰었다. 지금은 638조원이다. 추경 이후에만 299조원이 늘었다. 올해 상반기 실적도 전망을 크게 웃돌았다. 2월 시장 전망은 삼성전자 79조원, SK하이닉스 67조6000억원이었다. 실제 상반기 영업이익은 각각 146조7000억원, 98조1000억원이었다.

소득세는 152조4000억원으로 추경보다 15조6000억원 늘어난다. 양도소득세가 6조2000억원, 근로소득세가 4조4000억원 더 걷힐 전망이다. 배당소득세는 8조6000억원이다. 추경 전망(4조6000억원)의 두 배 가까운 규모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3분기 배당금 30조원 지급 계획이 반영됐다.

증시 연동 세목도 급증했다. 증권거래세는 12조4000억원으로 지난해(3조4000억원)의 3.6배다. 농어촌특별세는 20조3000억원으로 추경보다 6조7000억원(49.0%) 많다. 부가가치세는 89조원으로 추경보다 2조4000억원 늘어난다. 반면 교통·에너지·환경세는 유류세 인하 폭 확대로 추경보다 7000억원 줄어든다.

재추계와 함께 공개된 8월 국세수입은 55조9000억원이다. 전년 동월보다 27조7000억원(98.2%) 늘었다. 법인세가 39조7000억원 걷혀 23조8000억원 증가했다. 반도체 기업 중심의 중간예납분이 늘어난 영향이다.

소득세는 2조3000억원 증가했다. 근로소득세와 상장주식 양도차익에 따른 양도소득세가 늘었다. 농특세는 1조1000억원, 증권거래세는 6000억원 증가했다. 상속증여세도 주택 증여 증가로 6000억원 늘었다. 부가세는 환급 증가로 7000억원 줄었다.

1~8월 누계 국세수입은 329조9000억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69조1000억원(26.5%) 많다. 추경 대비 진도율은 79.4%다. 최근 5년 평균(70.7%)보다 8.7%포인트 높다. 법인세 진도율은 90.4%에 이른다. 농특세는 15조원이 걷혀 진도율 109.9%를 기록했다. 8월에 이미 연간 추경 예산을 넘어섰다.

세수 추계 오차는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2023년에는 본예산보다 56조4000억원 덜 걷혔다. 2024년에는 30조8000억원이 부족했다. 지난해에는 추경 때 세입을 10조원 넘게 낮추고도 본예산보다 8조5000억원이 모자랐다. 3년 연속 결손 뒤 올해는 반대 방향으로 88조원이 어긋났다.

정부는 올해 추계 체계를 대폭 손봤다. 2월 시행령을 제정해 세수추계위원회를 민관 자문기구에서 정부 내 심의기구로 격상했다. 민간자문단을 따로 두고 산업별 전망을 논의했다. 법인세 추계에 인공지능(AI) 예측모형도 도입했다. 국가재정법을 고쳐 9월 재추계를 정례화했다.

개편 뒤 첫 추계가 3월 추경 세입경정이다. 이 전망이 반년 만에 15% 넘게 빗나갔다. 추경 당시에도 반도체 호황은 진행 중이었다. 2월 컨센서스가 이미 전년 전망의 4배를 넘었다. 정부가 시장 전망을 보수적으로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초과세수는 고스란히 쓸 수 있는 돈이 아니다. 내국세의 약 40%는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배분된다. 올해 내국세 전망은 424조3000억원으로 추경보다 56조2000억원 많다. 단순 계산하면 22조원 안팎이 교부금으로 정산될 것으로 추산된다.

하반기 증시 연동 세수의 지속성도 변수다. 재경부 자료에 따르면 일평균 증권거래대금은 5월 106조2000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6월 99조4000억원, 7월 66조3000억원, 8월 49조6000억원으로 줄었다. 증권거래세·농특세 증가세가 하반기 둔화할 가능성이 관측된다.

재경부는 "추계과정에서 소통의 폭을 넓히고 추계 모형을 고도화하는 등 세수추계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