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다음 달 6일 대법원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자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청와대의 재제청 공문을 두고 기존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 제청을 실제 반려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밝히면서, 국감 쟁점도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에서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 근거'까지 넓어졌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9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의 증인 채택을 비판하며 "대법관 제청 문제로 대법원장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한다면 이 대통령부터 증인으로 불러 대질신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에게 대법관 임명권이 있더라도 대법원장에게 다른 후보자를 다시 제청하도록 요구할 권한까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게 국민의힘의 입장이다.
윤상현 의원도 전날 법사위에서 이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해야 한다며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에 어떤 헌법적 근거가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청와대를 상대로 파고들 지점은 노 처장의 답변으로 구체화됐다는 평가다.
노 처장은 지난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청와대가 보낸 공문에 대해 대통령이 손 후보자의 기존 제청을 반려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기존 제청을 그대로 둔 채 대법원장에게 스스로 철회하고 다른 후보자를 제청하도록 요구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 처장은 "제청이 반려됐는지 여부는 명확하지가 않다"고 했다. 법원행정처는 후자의 의미라면 대법원장이 이미 한 제청을 스스로 철회할 헌법상 근거가 없어 재제청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헌법 제104조 2항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대통령이 제청된 후보자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기존 제청을 어떻게 처리하고 다시 제청할지에 관한 별도의 절차는 헌법에 명시돼 있지 않다.

국민의힘은 이 문제를 이미 헌법재판소로 가져간 상태다. 김태규 당 법률자문위원장과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 등은 지난 21일 이 대통령의 손 후보자 임명동의안 미제출과 재제청 요구가 국회의 대법관 임명동의권과 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며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당의 공식 메시지도 같은 방향으로 이어져 왔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에게 재제청을 요구할 권한이 헌법에 명시돼 있지 않다는 점을 들어 손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정 원내대표가 이 대통령의 증인 출석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가운데 원내에서도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 과정을 국감에서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아이뉴스24에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의 답변과 관련해 "표현이 '반려'이든 '철회 요구'이든이라며 청와대가 어떤 헌법적 근거로 재제청을 요구했는지가 본질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국정감사에서 청와대 공문 원문과 법원행정처의 법률검토 자료 일체를 요구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손봉기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은 과정과 법원행정처가 재제청 요구를 받은 뒤 어떤 검토를 거쳤는지를 자료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과 청와대 관계자의 증인 신청 문제에 대해서도 정 원내대표의 이날 발언과 같은 방향의 입장을 나타냈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을 증인으로 채택한 만큼 대통령과 청와대 관계자에 대한 증인 신청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민주당의 시각은 다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2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에게 국감에 출석해 재제청 거부 결정의 전 과정을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법원행정처가 재제청 방안을 검토해 조 대법원장에게 보고했는데도 실제 재제청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손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이미 명확히 밝혔다는 입장이다. 반면 법원행정처는 전날 공문의 문구만으로는 기존 제청을 공식 반려한 것인지, 대법원장이 스스로 기존 제청을 철회하도록 요구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장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 공방은 다음 달 국감에서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 과정과 법적 근거를 둘러싼 검증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 관계자 증인 신청과 관련 자료 제출 요구가 실제 국감 절차로 이어질지가 주목된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