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조직분리를 둘러싼 노사갈등이 노동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LH 조직개편에 속도를 내자 노조는 조직분리가 오히려 공급차질을 불러올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노조가 창사이래 첫 총파업 가능성까지 거론한데 이어 한국노총 지도부도 반대전선에 합류하면서 조직개편을 둘러싼 대립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LH 노조는 29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분사반대 결의대회를 열고 임직원과 가족 1만4334명이 참여한 서명부를 전달했다. 이날 집회에는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과 정정희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위원장, 노철민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 수석부위원장 등 상급단체 지도부도 참석했다.
류 사무총장은 "한국노총 150만 조합원은 모든 역량을 동원해 일방적 조직개편을 막아내기 위해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LH 내부에서 시작된 반대 움직임이 상급단체 차원 공동대응으로 확대되면서 정부와 노조간 긴장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노조는 지난 17일 양대노총 공공부문 공동대책위원회가 연 대정부 투쟁선포 기자회견에서도 창사이래 첫 총파업 가능성을 언급했다. 오는 30일 사측과 첫 단체교섭을 앞두고 조직개편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며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은 이재명 대통령이 LH 조직개편 필요성을 직접 언급하면서 본격화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LH 부채와 자산을 분리해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방안 등을 주문했고 국토부는 연내 구체적인 개편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가 LH 조직개편에 나선 배경에는 공공주택 공급확대와 함께 조직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LH가 택지개발부터 주택건설·공급, 임대주택 운영과 자산관리까지 광범위한 기능을 맡고 있는 만큼 기능과 역할을 재조정해 사업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노조는 개발과 자산관리 기능을 분리할 경우 오히려 사업추진 과정에서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해지고 부서간 업무조율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택지조성과 공공주택 건설 등 개발사업과 자산관리 업무가 서로 연결된 만큼 정부가 조직을 나누면 정부가 추진하는 주택공급 확대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인력부족도 노조가 조직분사에 반대하는 근거다. 노조에 따르면 과거 혁신안 추진과정에서 LH 인력은 약 1200명 줄었지만 연간 주택공급 목표는 약 6만가구에서 11만가구 수준으로 확대됐다. 공급목표가 2배 가까이 늘어난 상황에서 인력은 오히려 감소해 업무부담이 커졌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정부가 연내 조직개편안을 마련할 예정인 가운데 향후 노사협상이 갈등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노조가 총파업 가능성까지 열어둔 만큼 조직개편 방향과 인력운영, 주택공급 차질우려 등을 놓고 정부·사측과 노동계간 공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