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기 "배달앱 수수료 과도…온라인플랫폼법 제정 시급"

주병기 "배달앱 수수료 과도…온라인플랫폼법 제정 시급"

"수수료·광고비·배달비 합쳐 매출 4분의 1…韓 영업이익률 세계 최고 수준"
"플랫폼 공정화법 3년째 제정 못해…쿠팡·배민 우버 인수 엄정 심사"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국내 배달앱 수수료 구조에 대해 "과도하다"고 밝히며, 플랫폼 사업자를 규율할 온라인플랫폼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29일 방송된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근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서 나온 "배달앱 입점업체 매출의 4분의 1가량이 수수료로 나간다"는 지적에 대해 "과도한 게 맞다"고 답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주 위원장은 한국 배달앱 시장의 절대적 매출 규모가 일본의 5배, 독일과 영국을 합친 것보다 크며, 미국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 규모가 한국의 6배가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중 면에서는 한국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그는 "아파트 생활 비중이 높아 저비용으로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라며 "배달비·거래수수료·광고비를 모두 합쳐 매출의 4분의 1 정도가 나간다는 것은 과도하며, 한국이 영업이익률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같은 고수익이 경쟁 제한에서 비롯됐는지가 관건이라는 지적에 대해 "경쟁 질서가 깨지면 기업이 소비자나 거래상대방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동기가 사라진다"며 "플랫폼 시장은 이미 독과점화가 심하게 진행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주 위원장은 플랫폼 산업 특유의 '네트워크 효과'를 그 배경으로 짚었다. 그는 "이용자망이 넓은 플랫폼일수록 이용 편익이 커지고, 한번 이용자망을 넓게 확보하면 더 이상 경쟁 압력이 없어진다"며 "그 순간부터 이용자를 상대로 한 착취적 관행이 이뤄져도 경쟁당국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선진국은 플랫폼에 특화된 입법을 이미 마쳤는데 한국은 3년 넘게 이를 완료하지 못했다"며 "배달앱에 특화된 특별법이나 입점업체·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을 하루빨리 제정해야 플랫폼 산업의 특징에 맞게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다음달 1일 출범하는 중점조사기획단 관련 질문에 플랫폼 기업의 자사 우대 사례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가 중개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자사 서비스를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다른 중개 플랫폼을 시장에서 밀어낼 수 있는 지위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고, 쿠팡의 자체 브랜드(PB) 상품이나 로켓배송을 상위 노출시키는 것도 "자사 우대의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쿠팡·네이버·카카오·배민 등에서 시장지배적지위남용, 표시광고, 끼워팔기 등 여러 법 위반이 결합된 복합 사건이 늘고 있다며, 이에 특화된 조직으로 중점조사기획단을 설명했다.

우버의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인수 추진과 관련해서는 "경쟁 질서에 미치는 영향을 엄정하게 심사해 그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