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향후 5년간 제품 포트폴리오를 현재 20여종에서 30여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제련 과정에서 버려지던 성분까지 회수해 제품으로 만드는 기술을 바탕으로 핵심광물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특정 금속의 가격에 기대기보다 생산 품목을 넓혀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주기율표 룰렛 전략'을 강조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주주들에게 보낸 열한 번째 서한에서 이 같은 중장기 성장 비전을 밝혔다. 그는 지난 9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보내준 지지에 감사를 표하며 지배구조 개선과 전략 사업 실행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 온산제련소가 생산하는 금속·소재·부산물이 지난 20년간 12종에서 20여종으로 늘어난 점을 성장 전략의 사례로 들었다. 주력 금속을 회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제련업체들이 잔재나 폐기물로 처리하는 성분에서도 회수·정제 가능성을 찾아 제품화해 왔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를 50여년간 축적한 제련 기술과 운영 역량의 결과로 평가했다.
제품 확대는 앞으로도 이어간다. 최 회장은 고객 수요와 시장 변화를 살피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새 제품을 찾고 있다며 "향후 5년간 현재 20여종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30여종으로 확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생산 품목이 늘어나면 특정 금속 가격의 등락에 따른 영향을 줄이고, 가격이 오르는 품목에서는 새로운 수익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최 회장은 이 같은 접근을 '주기율표 룰렛 전략'으로 설명했다. 그는 "고려아연의 전략은 다음에 상승할 제품을 예측하는 데 있지 않다"며 "더 다양한 원소에서 가치를 회수할 기술력을 확보해 룰렛이 어디에 멈추더라도 그곳에서 가치를 포착할 수 있는 전략을 택해 왔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안티모니 등 핵심광물 가격 상승이 실적에 기여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정제 공정에서 회수한 은과 금이 사상 최대 실적을 뒷받침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는 아연·구리·황산·반도체용 초고순도 황산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겠다고 밝혔다.
미국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도 글로벌 성장 축으로 제시했다. 고려아연의 제련 기술과 운영 경험에 전략적 파트너십, 미국 정부의 정책·재정 지원을 결합해 핵심광물 공급망에서 입지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최 회장은 대규모 제련소 사업에는 자본뿐 아니라 일관된 의사결정과 운영 노하우, 재무 원칙, 정부 및 파트너와 쌓은 신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임시주총에서 확인한 주주들의 신뢰에 장기적인 기업가치로 답하겠다고 했다. 그는 "원칙에 따른 실행과 지배구조 개선,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로 고려아연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세기 넘는 시간 동안 고려아연이 확인하고 증명한 사실이 있다. 이 산업의 가치는 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