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윤희성 기자] 반도체 설계 플랫폼 기업 세미파이브의 기존 투자자 지분 8%가 시장에 풀린다. 주가가 공모가를 크게 밑돌아 매각 유인이 낮아졌지만 하반기 흑자전환 기대가 커지면서 기존 투자자들이 지분을 계속 보유할지 주목된다. 앞선 보호예수 해제 때마다 기관 매도가 급증했던 만큼 실적 기대가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부담을 얼마나 상쇄할지가 관건이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오는 29일 세미파이브 주식 273만9039주의 보호예수가 해제된다. 지난해 12월 코스닥 상장 당시 기존 투자자 44곳이 보유 지분을 1·3·6·9·12개월로 나눠 의무보유를 확약한 물량 가운데 9개월분이다. 최근 종가 기준 약 446억원 규모다.
투자자별로는 한국산업은행이 46만7271주로 가장 많다. 이어 메리츠-GCI 시스템반도체펀드 1호, 미래에셋 Next Revolution 투자조합, 에스브이스케일업펀드 등 VC 물량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세미파이브 주가는 상장 이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세미파이브는 희망공모가 범위(밴드) 상단인 2만4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일반청약 증거금은 약 15조6751억원으로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 하지만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 주가는 1만6590원으로 공모가 대비 약 31%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실적 개선 기대가 나오며 투자자들이 물량을 서둘러 처분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세미파이브의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약 9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의 78%를 상반기 만에 달성했다.
하반기 영업이익 흑자전환도 점쳐지고 있다. 허성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양산 매출 약 80억원에 더해 2분기 말 기준 양산 수주잔고가 약 267억원"이라며 "하반기부터 국내와 일본, 중국 등에서 양산 매출 인식이 시작된다"고 분석했다. 허 연구원은 2027년 양산 고객사가 인도를 포함해 12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고객사 수요에 따라 양산 실적이 전망치를 웃돌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들의 투자의견도 매수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주가는 2만3000원 수준이다.
이번 해제 물량을 가장 많이 보유한 산은의 행보도 주목된다. 산은은 1·3개월분 의무보유 기간이 끝난 뒤에도 상반기 말 기준 보유 주식이 333만8005주로 상장 당시(333만7650주)와 큰 차이가 없었다. 앞서 풀린 물량을 시장에 내놓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과거 보호예수 해제일마다 매물이 집중된 점은 부담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개월분이 풀린 1월 29일 기관 매도액은 118억8000만원, 기타법인 매도액은 74억9000만원이었다. 직전 일주일 일평균 대비 최대 30배 이상이다. 3개월분이 풀린 3월 30일에도 기관과 기타법인 매도액이 각각 84억7000만원, 48억8000만원으로 직전 일주일 일평균의 약 10배에 달했다. 6개월분이 풀린 6월 29일에도 기관과 기타법인 매도액은 각각 74억6000만원, 13억6000만원으로 직전 1주일 일평균보다 6배 이상 많았다.
오는 12월 말에는 벤처캐피탈(VC) 등의 1년 확약 물량 약 9.2%도 추가로 풀릴 예정이다. 이번 9개월분에 이어 추가 보호예수 해제가 예정된 만큼 연말까지 오버행 부담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코스닥 상장사 져스텍과 스트라드비젼의 보호예수도 같은 날 해제된다. 져스텍은 4만8000주, 스트라드비젼은 8만3333주가 풀린다. 스트라드비젼 물량은 상장주선인인 KB증권이 취득한 주식이다. 코스닥 상장규정에 따라 상장주선인은 공모 물량의 3%(10억원 한도)를 공모가에 취득해 3개월간 의무보유해야 한다.
/윤희성 기자(heehs@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