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짝퉁과의 전쟁'…수출 늘자 '보호비용'도 눈덩이

K푸드 '짝퉁과의 전쟁'…수출 늘자 '보호비용'도 눈덩이

삼양 27개국서 상표권 분쟁…불닭 관련 상표만 500여건
정부 정품인증 국가마크 지원…캐릭터·패키지 보호전선
CJ·대상·오뚜기 공동대응…다시다·미원·당면 모방확산
해외 인지도 상승에 모방 급증…상표보호 비용부담 가중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K푸드 인기가 치솟으면서 전 세계 시장에서 이를 본뜬 '짝퉁제품'도 빠르게 늘고 있다. 단순한 포장모방을 넘어 한글과 한국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운 이른바 '한류편승' 상품까지 확산하면서 국내 식품기업들의 상표권 확보와 소송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전 세계 곳곳에서 판매 중인 불닭볶음면 유사 제품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28일 지식재산처에 따르면 해외 수출기업 대상 'K-브랜드 정부인증제도' 2차 참여기업 모집이 이날 오후 6시 마감된다. K-브랜드 정부인증이란 정부가 해외에 제품을 수출중인 국내기업에 정품인증 국가마크를 부여해 위조상품 피해를 예방하는 제도다.

정부 대응은 이달 들어 한층 빨라졌다. 지식재산처는 지난 15일 해외 한류편승행위 대응 지원사업 모집에 나섰다. 직접적인 상표권 침해가 아니더라도 한글이나 한국이미지를 도용해 한국산 제품으로 위장판매하는 유사상품까지 단속범위를 넓힌 것이다.

대표 피해기업인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글로벌 인기에 발맞춰 해외 상표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초 기준 88개국에 상표권을 등록했고 27개국에서 분쟁을 진행중이다. 관련 상표만 500여건에 달한다. 최근에는 북한에서 생산된 유사 불닭제품이 중국에서 유통되는 사례까지 보고됐다.

국내제품(왼쪽)과 중국의 모방제품(오른쪽). [사진=한국식품산업협회]

짝퉁 근절은 개별기업 차원을 넘어섰다. CJ제일제당·삼양식품·대상·오뚜기 등 주요 식품업체들은 한국식품산업협회 산하 공동협의체를 결성했다. 이들은 다시다·미원·당면 등 인지도 높은 제품을 겨냥한 중국 현지 모방업체들을 상대로 공동소송 등 법적대응에 나섰다.

모방수법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브랜드명과 디자인을 그대로 베끼는 방식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코리안 스타일' 문구를 삽입하거나 한국풍 이미지를 차용해 소비자를 교묘히 기만하는 수법이 성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부담도 커지고 있다. 해외매출이 늘수록 국가별 상표권 확보는 물론 현지 법률대리인 선임, 위조상품 모니터링, 행정신고 및 소송 등 막대한 비용이 지출되고 있다.

지식재산권을 지키는 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지식재산처에 따르면 유럽에서 특허 10건을 출원·등록해 20년간 유지하는 데만 5억원 이상이 든다.

특히 해외 인지도가 높아질수록 보호해야 할 브랜드 자산도 늘어난다. 불닭처럼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경우 제품명과 상표뿐만 아니라 영문명, 캐릭터, 패키지 디자인까지 권리 보호 범위를 넓혀야 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해외에서 얼마나 많이 파느냐가 우선이었다면 이제는 브랜드가 알려지는 속도만큼 권리 보호도 함께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한번 모방제품이 시장에 퍼지면 회수나 소송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진출 초기 상표권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