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경북으로 ‘잠시 한국어를 배우러’ 오는 외국인이 아니라 대학에서 학위를 따고 전문인력으로 성장하려는 외국인 유학생이 빠르게 늘고 있다.
경북의 학위과정 외국인 유학생은 1년 사이 49.1% 증가했다. 제시된 교육기본통계 기준으로 전국 평균 증가율의 두 배 수준이자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이제 경북의 외국인 유학생 정책도 새로운 시험대에 섰다.
얼마나 많이 데려오느냐를 넘어 졸업한 유학생 가운데 얼마나 많은 인재가 경북 기업에 취업하고 지역에 뿌리를 내리느냐가 정책의 성패를 가를 단계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의 ‘2026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경북지역 전체 외국인 유학생은 2만2456명으로 전년 1만6109명보다 6347명, 39.4% 증가했다.
규모로는 서울·경기·부산에 이어 전국 4위이며 비수도권에서는 부산 다음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숫자의 ‘내용’이다.
전체 유학생 가운데 학위과정 유학생은 지난해 1만2566명에서 올해 1만8736명으로 6170명 늘었다. 증가율은 49.1%다.
학사과정이 1만4333명이고 석·박사 대학원 과정은 4403명이다.
특히 연구·전문인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석·박사 과정은 지난해 2901명에서 올해 4403명으로 51.8% 증가했다.
단기 체류형 어학연수보다 대학에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하려는 유학생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경북도가 추진해 온 외국인 인재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경북도는 해외 유학생을 모집하는 단계부터 취업과 정주까지 연결하는 구조를 구축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베트남·우즈베키스탄·몽골·키르기스스탄·인도네시아 등 5개국에서 ‘경북학당’을 운영해 현지 학생들에게 한국어와 경북학을 교육하고 유학생 후보군을 발굴하고 있다.
경북에 들어온 뒤에는 ‘K-Social 과정’을 통해 한국어와 지역사회에 대한 교육을 이어간다.
자연·공학계열 석·박사 유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경북형 초청장학제도(K-GKS)’도 운영한다. 졸업 후 3년간 경북에 정착하는 조건으로 전 학기 장학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유학이 취업으로 끊김 없이 이어지도록 기업과의 연결도 시도하고 있다.
‘산업캠퍼스 실습인턴제’를 통해 지역기업과 유학생을 연결하고 지역특화형 비자(F-2-R)를 인구감소지역 시·군과 연계하는 한편, 광역형 비자를 활용한 취업·체류 경로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경북의 구상은 결국 ‘해외 발굴→지역대학 진학→전문교육→지역기업 취업→경북 정착’이라는 하나의 사다리를 만드는 것이다.
정부 정책 방향도 단순 유학생 유치에서 인재 활용과 정착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교육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외국인유학생 인재양성 혁신전략’도 유학생 정책의 무게중심을 유치 확대에서 인재 성장과 진출로 옮기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에 경북도 역시 지역산업과 연계해 취업·정주 성과를 낼 수 있는 학과와 인재 후보군을 발굴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상수 경북도 지방정부전략국장은 “유학생을 늘리면서 학위과정 증가율까지 전국 1위를 기록한 것은 유치와 내실 어느 한쪽도 놓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3만명 유치 목표를 향해 계속 나아가되 유학생이 경북에서 배우고 일하고 살아가는 구조를 만드는 데도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2만2456명이나 3만명이라는 숫자만으로 외국인 유학생 정책의 성공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유학생이 졸업한 뒤 수도권이나 다른 지역으로 떠난다면 대학의 학생 충원에는 도움이 될 수 있어도 지역의 인구와 산업인력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앞으로 경북도가 내놓아야 할 성적표는 유학생 수와 증가율을 넘어 졸업 후 취업률, 경북기업 취업률, 지역 정착률과 장기체류율이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