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력 수요에 美 ESS '1TWh 시대'…K배터리, 전기차 라인 돌린다

AI 전력 수요에 美 ESS '1TWh 시대'…K배터리, 전기차 라인 돌린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2032년 ESS 1TWh 목표
LG엔솔·삼성SDI·SK온도 EV라인 ESS용 전환

[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미국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공장 가동률 부담을 안고 있는 국내 배터리 3사는 북미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건물 전경. [사진=각 사]

2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저장연합(ESC)은 최근 발간한 ‘테라와트시의 기회’ 보고서에서 2032년 말까지 미국 ESS 설치 규모를 출력 기준 225기가와트(GW), 저장용량 기준 1테라와트시(TWh)로 확대한다는 업계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향후 5년간 출력 기준 300% 이상, 저장용량 기준 500% 이상 확대되는 규모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연평균 약 25%의 성장이 필요하다. 225GW는 미국의 현재 최대 전력 수요의 20%를 넘는 수준이다.

AI 데이터센터 증설과 재생에너지 확대가 ESS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태양광산업협회(SEIA)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미국에 새로 설치된 ESS 용량은 20.2GWh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북미 생산설비를 ESS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 둔화로 가동률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ESS 시장으로 생산능력을 돌리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미국 미시간주 랜싱 공장 가동을 시작하면서 북미 ESS 생산거점을 5곳으로 늘렸다. 올해 말까지 북미에서 50GWh 이상의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에는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포함해 ESS 분야에서 3조원 이상의 신규 수주도 확보했다. 자회사 버테크를 통해 ESS 설계와 시스템통합(SI), 운영·유지보수 사업도 함께 확대하고 있다.

삼성SDI는 미국 인디애나주 스텔란티스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의 일부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ESS용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를 생산한 데 이어 올해 4분기에는 각형 LFP 배터리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GM이 보유한 인디애나주 뉴칼라일 배터리 합작공장 지분 49.99%를 인수했다. 삼성SDI의 북미 첫 단독 생산거점이 되는 이 공장은 완공 후 우선 ESS 배터리 생산에 활용될 예정이다.

SK온도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의 일부 라인을 ESS용 LFP 생산라인으로 전환한다. 최근 미국 네오볼타파워와 2027년부터 5년간 9GWh 규모의 LFP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별도의 9GWh 추가 공급도 추진하고 있다. 추가 계약까지 성사되면 협력 규모는 총 18GWh로 늘어난다. SK온은 올해 글로벌 ESS 수주 목표를 20GWh 이상으로 잡고 미국 고객사들과 추가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ESS가 전기차 수요 둔화로 생긴 유휴 생산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와 생산 공정이 유사해 기존 설비를 비교적 빠르게 전환할 수 있고,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투자를 기반으로 중장기 수요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