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미국과 이란이 다시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만간 추가 협상을 예상했고, 이란도 외교 의지를 재확인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핵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이는 여전하다.

27일(현지시간)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합의하고 싶어 한다"며 추가 협상 가능성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란이 내놓은 조건에는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원하는 합의는 내가 원하는 합의가 아니다"라며 이란이 무리수를 뒀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란에 대한 공습 재개 여부에는 "항상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한 것은 이란의 이른바 '7일 계획(seven-day plan)'이다. 미국이 해상 봉쇄와 원유 판매 제재를 해제하고 동결자금을 푸는 동시에 교전을 중단하면, 이란이 7일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겠다는 제안이다. 핵 협상도 다시 시작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 제안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의 공식 답변을 아직 전달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같은 날 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을 거부했다는 말은 들었지만 중재자를 통한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화를 위한 노력을 놓쳐서는 안 된다"며 외교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은 이미 접촉을 시작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22일 뉴욕에서 카타르 중재로 간접 협상을 벌였다. 미국 측에서는 스티브 윗코프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참여했고, 카타르 당국자들이 양측을 오가며 메시지를 전달했다.
추가 협상도 이어질 수 있다. 악시오스는 이르면 오는 28일 양국이 카타르의 중재를 통해 다시 접촉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핵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이는 여전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에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이란은 핵 문제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아라그치 장관은 우라늄 60% 농축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틀 안에서 이뤄진 평화적 활동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그동안 이란이 보유한 60% 농축 우라늄을 반출하거나 폐기할 것을 요구해왔다.
이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지난 25일 로이터통신에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관련 제안을 수용하더라도 핵 프로그램에서는 양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이 핵 문제까지 이어질 경우 양측이 풀어야 할 핵심 쟁점이다.
전문가들은 양측이 협상 의지는 보이고 있지만, 합의까지는 적지 않은 간극이 남아 있다고 본다.
국제위기그룹(ICG)은 양측이 대화를 이어가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서로 엇갈린 말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ICG는 이란의 7일 계획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협상 유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으로 유가 부담을 낮추고 핵 협상까지 다시 시작할 수 있어서다.
다만 양측이 요구 조건의 우선순위를 놓고 접점을 찾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봤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