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외부인 접촉 보고 누락' 5년 연속…50명 중 징계는 1명

공정위 '외부인 접촉 보고 누락' 5년 연속…50명 중 징계는 1명

접촉 건수 3분의 1 줄었는데 보고 누락자는 2년 새 2.6배
49명이 경고·주의에 그쳐…로펌 관계자 접촉 1만3569명, 71%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공정거래위원회 직원이 기업·법무법인 관계자와 만나고도 보고하지 않아 적발된 사례가 5년 연속 나왔다. 지난해 적발 인원은 13명으로 최근 5년 중 두 번째로 많았다. 5년간 적발된 50명 가운데 국가공무원법상 징계를 받은 직원은 1명뿐이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부산 북구을)이 공정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외부인 접촉관리규정을 어기고 접촉 사실을 보고하지 않아 조치를 받은 공정위 직원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0명이었다.

박성훈 의원

연도별로는 2021년 18명이었다. 2022년과 2023년에는 5명씩으로 줄었다. 그러나 2024년 9명, 2025년 13명으로 다시 늘었다. 2년 사이 2.6배가 됐다. 적발자가 한 명도 없었던 해는 없었다.

같은 기간 외부인 접촉 보고 건수는 오히려 줄었다. 2021년 2128건에서 2025년 1418건으로 33% 감소했다. 2023년(1716건)과 비교해도 17% 줄었다. 보고된 접촉은 줄었는데 보고 누락 적발은 늘어난 셈이다.

조치 수위는 낮았다. 지난해 13명 가운데 감봉은 1명이었다. 나머지 12명은 경고 4명, 주의 8명이었다. 2021년 18명은 경고 2명, 주의 16명이었다. 2022년과 2023년 10명은 모두 주의였고, 2024년 9명은 경고 1명, 주의 8명이었다.

국가공무원법상 징계는 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 여섯 가지다. 경고와 주의는 여기에 들어가지 않는 인사상 조치다. 5년간 적발된 50명 가운데 49명이 징계 없이 경고·주의만 받았다는 얘기다. 경고는 11명, 주의는 38명이었다.

공정위 직원이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보고한 외부인 접촉은 모두 9539건이었다. 연도별로는 2021년 2128건, 2022년 1661건, 2023년 1716건, 2024년 1644건, 2025년 1418건이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972건이었다.

이 가운데 7925건(83.1%)이 조사·심의 등 사건 업무와 관련된 접촉이었다. 유형별로는 자료제출·의견청취가 3832건으로 가장 많았다. 진술조사 1357건, 현장조사 1042건, 절차진행 문의 907건, 디지털 증거수집 694건, 이행관리·소송대응 93건이 뒤를 이었다.

이행관리·소송대응 접촉은 2024년 8건에서 지난해 46건으로 늘었다. 사건과 관련 없는 업무 접촉은 1238건이었다. 법령 문의 등이 1087건, 강연 등 외부활동이 151건이었다. 업무와 무관한 기타 접촉도 376건이었다.

접촉 상대는 법무법인 관계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같은 기간 보고된 접촉 상대는 연인원 1만9073명이었다. 이 가운데 1만3569명(71.1%)이 법무법인 관계자였다. 기업집단 관계자는 5458명, 교수 등 보고 대상이 아닌 외부인은 46명이었다.

공정위는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결정하는 기관이다. 사건 당사자나 대리인과 만나는 것 자체는 업무의 일부다. 그래서 누가 누구를 어떤 목적으로 만났는지 빠짐없이 기록하는 것이 사건 처리가 공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최소한의 장치로 꼽힌다.

외부인 접촉관리규정은 2018년 1월 시행됐다. 공정위 사건을 맡았던 로펌 변호사, 대기업 대관 담당자, 이들 조직에 취업한 공정위 퇴직자를 만나거나 통화하면 5일 안에 보고해야 한다. 공정위는 최근 접촉 사실을 두 번 이상 보고하지 않으면 감봉·정직 등 징계가 가능하도록 기준을 구체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사이 누락자가 크게 늘어난 만큼 단순 실수인지, 반복적이거나 고의적인 누락인지 가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은 "공정위는 기업의 생사를 좌우할 만큼 막강한 조사·제재 권한을 가진 기관인 만큼 외부 접촉의 투명성은 타협할 수 없는 원칙"이라며 "보고 누락이 다시 늘고 있는 만큼 솜방망이 처분에 그칠 것이 아니라 반복·고의 누락 여부를 철저히 점검해 사건 처리의 공정성에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