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시설서 노인 묶고 가두는 학대 증가…피해노인 3년 새 2.6배

요양시설서 노인 묶고 가두는 학대 증가…피해노인 3년 새 2.6배

신체 구속·감금 학대 피해 2023년 72명→2025년 184명
억제대 사용 시설 전국 3,940곳…복지부, 사용 중 사고 현황은 “별도 파악 안 해”

[아이뉴스24 이윤 기자] 노인의료복지시설에서 노인의 몸을 묶거나 제한된 공간에 가두는 등 신체 자유를 제한해 학대로 판정된 피해가 3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억제대를 한 번 이상 사용한 시설은 전국 3,940곳에 달했지만, 보건복지부는 억제대 사용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 현황을 별도로 파악하지 않고 있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노인의 신체를 구속하거나 제한된 공간에 가둔다’는 학대 판정 지표에 해당하는 피해노인은 2023년 72명에서 2024년 161명, 2025년 184명으로 증가했다.

2023년과 비교하면 2년 만에 약 2.6배로 늘어난 규모다. 세부 항목별 학대 판정 시설 수를 합산한 수치도 같은 기간 58곳에서 74곳, 91곳으로 증가했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 [사진=소병훈 의원실]

◇ 억제대부터 감금·격리까지…신체 구속 학대 증가

유형별로 보면 신체억제대를 이용해 노인을 구속해 학대로 판정된 피해노인은 2023년 43명에서 2024년 83명, 2025년 98명으로 늘었다.

신체억제대가 아닌 다른 도구를 이용해 노인의 몸을 묶거나 구속한 사례도 증가했다. 해당 유형의 학대 피해노인은 2023년 25명에서 2024년 67명, 2025년 79명으로 2년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노인을 특정 공간에 감금하거나 격리해 학대로 판정된 피해노인은 2023년 4명, 2024년 11명, 2025년 7명으로 집계됐다.

노인의 신체 자유를 제한하는 행위가 억제대뿐 아니라 다른 도구를 이용한 구속과 감금·격리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 억제대 사용 시설 3,940곳…경기 1,429곳 최다

신체억제대 사용 시설도 전국적으로 상당한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소 의원에게 제출한 가장 최근 자료인 2025년 5월 기준, 신체억제대를 한 번 이상 사용한 노인의료복지시설은 전국 3,940곳으로 집계됐다.

시설 유형별로는 노인요양시설이 3,175곳,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이 765곳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429곳으로 가장 많았고 인천 270곳, 서울 266곳, 경북 263곳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신체억제대 사용 자체와 학대 판정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억제대를 사용한 모든 시설이나 사례가 곧바로 학대에 해당한다는 의미는 아니며, 실제 학대 여부는 사용 목적과 필요성, 방법, 지속시간, 관찰·관리 등 구체적인 상황을 토대로 판단된다.

◇ 억제대 사용 중 사고는 집계조차 안 해

문제는 억제대 사용 시설 현황과 달리 사용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한 정부 차원의 통계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보건복지부는 신체억제대 사용 과정에서 발생한 상해와 욕창, 질식, 사망 등 사고 현황에 대해 “별도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소 의원실에 답변했다.

이에 따라 억제대 사용 중 사고가 얼마나 발생했는지뿐 아니라 어떤 시설에서 어떤 상황으로 사고가 발생했는지 등을 전국 단위로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고 현황이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을 경우 억제대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분석하거나 사고가 반복되는 시설을 선별해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향후 광역 시·도별로 관련 사고 현황을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 의원은 “노인의 몸을 묶거나 가둔 학대 판정 피해가 해마다 늘고 있는데, 사고 현황조차 모른다면 같은 피해가 반복돼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건복지부는 시·도별 사고 실태를 조속히 조사하고, 시설별 억제대 사용 사유와 시간, 사용 중 관찰 기록, 학대 판정 이후 재발 여부를 점검해 반복 피해 시설에 대한 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