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추석 민심 밥상'에 대법원장..."정치꾼, 법전 뒤 모사 꾸며"

與, '추석 민심 밥상'에 대법원장..."정치꾼, 법전 뒤 모사 꾸며"

[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추석 연휴 첫날부터 조희대 대법원장을 직격하고 나섰다. 청와대의 대법관 재제청 요청 거부 이후 연일 조 대법원장을 직접 겨냥한 비판을 쏟아내면서 압박 수위를 높여온 민주당이, '추석 민심 밥상'에 조 대법원장을 올리고 여론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6.9.22 [사진=연합뉴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24일 오전 서면브리핑을 내고 "조 대법원장이 끝내 대통령의 대법관 재제청 요구를 거부했다"며 "헌법과 국민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임명권을 대법원장이 가로막는 초유의 월권 사태가 벌어졌다"고 성토했다.

그는 12·3 비상계엄과 지난해 서부지방법원 점거 폭동 사태 발생 당시 침묵한 것을 지적하고 "진짜 사법권이 침해받는 순간에는 입을 닫았던 사람이,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에 도전할 때만 사법권 독립을 방패처럼 내세우고 있다"고 했다.

이어 "사법행정이 아니라 정치다. 전형적인 '정치꾼'의 모습을 보이며 법전 뒤에 숨어 모사를 꾸미고 있다"며 "재제청을 거부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냐, 누구를 위한 것이냐, 개인적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냐, 어떤 정치적 목적을 위한 것이냐"고 쏘아붙였다.

박 수석 대변인은 그러면서 12·3 비상계엄 당시 대법관 긴급회의 이유, 서부지법 난동에 침묵한 이유, 대선 전 이재명 대통령 유죄취지 파기환송 목적, 정치세력과의 공모 여부 등에 대해 반드시 답하라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22일 조 대법원장이 대법관 재제청 요구를 거부하자 십자포화를 쏟는 중이다. 조 대법원장은 이 대통령이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제청을 반려한 지 25일 만에 "재제청 요청을 정당화할 구체적인 헌법적 근거와 사유를 찾을 수 없다"며 "그러므로 재제청 요청에 응할 수 없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영교 위원장 등이 23일 조희대 대법원장 대법관 재제청 거부 관련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9.23 [사진=연합뉴스]

전날에는 대법원을 직접 찾아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다만 한병도 원내대표와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 민주당 의원들은 조 대법원장 대신 법원행정처 차장과 면담한 뒤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한 원내대표는 청사에 들어가기 전 "재제청을 거부한 시기도 다분히 정치적"이라며 "대통령께서 재제청을 요청한 이후 무려 25일 동안 언급도 없다가 추석 이틀 앞두고 기습적으로 입장 내놨다. 순방 떠난 대통령 등 뒤에서 칼 꽂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 국정감사 증인 출석과 대법원 예산 삭감을 우선 검토하는 상황이다. 탄핵 소추 추진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을 그은 상황은 아니다.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법적 절차를 논의·검토 중"이라며 "대법원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다음에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대법원은 재제청 거부를 둘러싼 헌법적·절차적 근거를 놓고 연일 충돌하고 있다. 대법원은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의 부서 부재 △구체적인 재제청 요청 사유와 헌법적 근거 부재 △손봉기 후보자 제청 과정의 절차적 흠결이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반면 청와대는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 무력화 △국무총리 부서가 존재한다는 점 △재제청 사유가 기재됐다는 점 △후보자 추천 절차를 다시 진행하기 위해 후보자들에게 사퇴 의사를 물은 것이 중대한 절차적 흠결이라는 점 등을 들어 반박하고 있다.

/라창현 기자(ra@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