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윤 기자] 심야시간 국민의 의약품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공공심야약국이 법제화 이후에도 지역별 격차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공공심야약국 4곳 중 1곳 이상이 경기도에 몰린 반면 일부 지역은 2~6곳에 불과해 거주 지역에 따른 심야 의약품 접근성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공공심야약국 운영 현황 및 지원 예산 체계’ 자료에 따르면, 2026년 7월 기준 전국에서 운영 중인 공공심야약국은 총 240곳으로 집계됐다.
공공심야약국은 휴일과 심야시간대 국민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운영되는 제도다. 2023년 3월 관련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2024년 4월 법제화됐으며 현재 자치단체경상보조 사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지역별 편차다.
경기도에는 전국 공공심야약국의 25.8%에 해당하는 62곳이 운영되고 있다. 서울 34곳, 인천 20곳을 포함하면 수도권에만 모두 116곳이 몰려 있다. 전국 공공심야약국의 약 48.3%가 수도권에 집중된 셈이다.
반면 강원과 광주는 각각 6곳, 대전과 울산은 각각 5곳에 그쳤고 세종은 2곳에 불과했다. 특히 야간 의료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일수록 공공심야약국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예산 지원 방식도 지역 간 격차를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공공심야약국 운영 예산은 국비와 지방비를 각각 50%씩 부담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재정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방자치단체는 공공심야약국을 추가로 지정하거나 운영 규모를 확대하는 데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장의 약사 인력 확보 문제도 과제로 남아 있다.
정부는 2026년부터 인구감소지역의 공공심야약국 지원 단가를 기존 시간당 4만원에서 6만원으로 50% 인상했다. 그러나 일반 지역은 여전히 시간당 4만원이 적용되고 있다.
심야 근무를 담당할 고용 약사를 구하지 못하면 개설 약사가 직접 장시간 근무를 감당해야 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오전부터 근무를 시작해 공공심야약국 운영시간인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근무할 경우 하루 14시간 이상 약국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도 취약지역의 경우 고용 약사를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 등을 고려해 추가적인 지원 단가 인상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소병훈 의원은 “약사법 개정을 통해 공공심야약국의 법적 근거와 지원 기준을 마련했음에도 지자체의 재정 여력과 현장 약사들의 헌신에 기대는 구조가 지속되면서 지역별 의료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느 지역에 살든 심야시간대 국민의 건강권과 의약품 접근권은 균등하게 보장돼야 한다”며 “재정자립도가 낮은 의료 취약지역에 대한 국비 매칭 비율을 대폭 높이고 현실적인 야간 근무 여건을 반영해 지원 단가를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사 1명에게 과도한 근무 부담이 집중되지 않도록 대체약사 인력 뱅크를 구축하는 등 국가 차원의 실효성 있는 대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광주=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