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편의점업계 베이커리 경쟁이 단순한 맛과 가격을 넘어 출판사와 아이돌 등 팬덤을 활용한 콘텐츠 영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전문점 수준으로 품질을 올린 베이커리에 책갈피·포토카드 같은 한정판 굿즈를 더해 빵을 사려고 일부러 점포를 찾는 '목적구매'를 끌어내는 모습이다.

26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GS25가 지난달 21일 출시한 '민음사빵'은 지난 22일 기준 누적판매량 141만개를 기록했다. 출시 4주만인 지난 14일 100만개를 넘어선데 이어 지속적인 판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민음사빵은 GS25와 출판사 민음사가 협업해 만든 상품으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과 시집을 활용한 투명 책갈피 20종 중 1종이 무작위로 포함됐다. '오만과 편견', '사랑에 대하여' 등 명작을 제품명과 패키지에 녹여 출판사 브랜드 정체성을 입혔다.
출시직후 일부 점포에서 입고와 동시에 매진됐고 재고를 확인하려는 고객이 몰리면서 자체(우리동네GS)앱 접속대기가 발생하기도 했다. 인기 책갈피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제품 소비자가격보다 비싼 금액에 거래되는 상황이다.
민음사빵 흥행배경에는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한 '텍스트힙(Text Hip)' 트렌드가 영향을 미쳤다. 텍스트힙은 독서행위를 넘어 책 문장과 표지, 작가, 출판사 등을 취향과 개성을 드러내는 미디어 콘텐츠로 소비하는 현상을 뜻한다.
실제 민음사빵 구매층은 2030 여성 비중이 높다. GS25 구매 데이터 분석 결과 이달초 기준 구매고객 가운데 20대 여성은 26%, 30대 여성은 25%로 절반이상을 차지했다.
GS25 관계자는 "텍스트힙 트렌드를 제대로 적중하면서 출시이후 꾸준한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CU 역시 아이돌 팬덤을 앞세워 경쟁에 가세했다. 지난 17일부터 전속 브랜드 모델인 걸그룹 리센느와 협업한 'BAKE405' 베이커리 5종을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첫 상품인 '원이의 옥수수 크림빵'은 출시당일 공급량 3만개가 대부분 팔려나가며 판매율 99%를 기록했고 나흘만에 10만개 판매고를 올렸다. 해당기간 CU 전체 빵 매출도 전년동기 대비 20% 늘었다.
포켓CU 예약판매 물량도 직후 완판됐으며 점포 발주가 쇄도하면서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리센느빵에는 멤버별 이미지를 담은 투명 포토카드 27종 중 1장이 무작위로 들어있다. 일부 희귀 포토카드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정가 대비 6~8배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멤버별 취향을 반영해 원이의 옥수수크림빵, 메이의 시나몬롤, 제나의 딸기잼 샌드를 출시했으며 오는 29일 미나미의 메론빵, 30일 리브의 초코호떡을 추가 출시한다.
팬덤을 타깃으로 삼은 컬래버 베이커리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CU 컬래버 베이커리 매출 신장률은 전년 대비 2024년 43.3%, 지난해 36.6%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1~8월 30.9% 증가했다. 같은기간 CU 전체 차별화 베이커리 매출 증가율은 14.8%로 컬래버 상품 성장세가 더 가팔랐다.
과거 수집형 빵이 캐릭터 스티커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출판사와 아이돌 등으로 협업 대상이 확장되는 추세다. 1990년대 국진이빵부터 2022년 재출시된 포켓몬빵이 '띠부띠부씰' 수집열풍을 일으켰다면 최근에는 책갈피와 포토카드처럼 팬덤별 특성을 반영한 굿즈가 구매동기를 자극하는 촉매제로 쓰인다.

베이커리 품질경쟁도 거세다. 세븐일레븐은 IP 협업외에도 유명 베이커리·셰프와의 협업, 해외상품 소싱 등을 통해 프리미엄 베이커리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이 2024년 크림빵 전문점 '푸하하크림빵'과 협업해 선보인 시리즈는 누적판매량 500만개를 넘어섰다.
최근에는 '소화가잘되는우유'를 활용한 생크림빵과 롤케이크를 출시했고 동물성 생크림 비중을 높이며 전문 제빵설비를 갖춘 제조사와 협업해 품질을 올렸다. 일본 베이커리 브랜드 '파스코' 롱라이프빵 등 해외제품도 단독수입해 판매중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과거 편의점 빵은 전문점보다 품질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맛과 품질 자체가 크게 상향됐다"며 "여기에 책갈피나 포토카드처럼 소장할 수 있는 굿즈까지 더해지면서 젊은 소비층 수집욕구와 SNS 인증문화를 동시에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