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재수 기자] 한국노총 공무원노동조합연맹(이하 공무원연맹)이 정부가 오는 10월 1일부터 시행을 추진하는 초과근무 시간단위 근무확인제의 즉각적인 중단과 노사협의를 통한 제도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공무원연맹은 22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과근무 부정수급을 방지하고 실제 일한 만큼 정당하게 보상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노사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시간단위 확인제는 제도 개선이 아니라 현장에 대한 과도한 감시와 통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초과근무 총량관리와 시간단위 근무확인제 시행에 대해 초과근무 시간을 정확하게 관리하고 부정수급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공무원연맹은 시간단위 확인제가 공무원의 다양한 업무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초과근무를 통제하고 정당한 보상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무원들의 업무가 민원 응대와 복지 상담, 현장 점검, 재난 대응, 출장 등 사무실 안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닌 만큼 일정한 시간마다 시스템에 접속해 근무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는 방식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재난·복지·민원 업무의 경우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즉각 대응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일률적인 근무 확인 방식으로는 실제 업무 형태를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공무원연맹은 정부가 노사협의 과정에서 설명한 내용과 실제 현장에 배포된 시스템 및 매뉴얼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점도 제기했다.
공무원연맹에 따르면 지난 14일 열린 제6차 공무원 노사협의회에서 정부는 ‘10월 1일부터 시스템은 열리지만 실제 사용 여부는 자율’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하지만 인사랑에 배포된 ‘2026년 표준지방인사정보시스템 초과근무기록관리 주요 안내’에는 이 같은 ‘자율’ 운영 방침이 명확하게 반영되지 않았으며 전 자치단체의 일괄 적용을 전제로 시스템이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고 공무원연맹은 설명했다.
공무원연맹은 “노동조합에는 자율이라고 설명하면서 현장에는 사실상 전면 시행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부의 노사협의 과정에 대한 신뢰 문제를 제기했다.
또 지난 7월 공무원보수위원회에서 초과근무 제도 개선과 관련해 노사협의회를 통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한 만큼, 충분한 협의 없이 시스템과 매뉴얼을 먼저 마련해 시행하는 것은 합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공무원연맹은 “결론을 정해 놓고 의견을 묻는 것은 협의가 아니며 일방적으로 정해 놓고 설명하는 것은 협의가 아니라 통보”라고 밝혔다.
공무원연맹은 초과근무 부정수급 방지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미 초과근무수당 부정 수령에 대한 처벌과 관리 책임이 강화된 상황에서 일부의 부정수급을 방지하기 위해 대다수 성실한 공무원에게까지 반복적인 근무 입증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주장이다.
신동근 공무원연맹 위원장은 대표자 발언에서 “초과근무 부정수령에 대한 처벌 기준은 이미 대폭 강화됐으며 개인뿐만 아니라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관리자에 대한 책임도 명확하게 규정돼 있다”며 “그런데도 전 공무원을 대상으로 매 시간 근무 여부를 입력하게 하는 시간단위 확인제까지 도입하는 것은 과도한 통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무원연맹은 부정수급에 대한 처벌 강화를 반대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이미 강화된 처벌 기준을 바탕으로 부정수급은 엄정하게 관리하되 성실하게 일하는 대다수 공무원까지 잠재적 부정수급자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무원연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에 △10월 1일 초과근무 시간단위 확인제의 일방적 전면 시행 즉각 중단 △전 자치단체 일괄 적용을 전제로 한 매뉴얼 및 시스템 설정 재검토 △‘자율’을 내세우면서 사실상 강제하고 ‘협의’를 내세우면서 통보하는 행태 중단 △공무원보수위원회 합의에 따른 노사협의회를 통한 초과근무 제도 전반 재논의 등 4가지를 요구했다.
신동근 위원장은 “공무원은 감시와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정당한 노동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받아야 할 노동자”라며 “정부가 진정으로 초과근무 제도를 개선하고자 한다면 일방적인 시스템 도입이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노사 간 신뢰를 회복하는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무원연맹은 정부가 일방적인 시행을 중단하고 진정성 있는 노사협의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현장의 의견이 제도에 반영될 때까지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수원=정재수 기자(jjs3885@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