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성길 핸들 틀어 지방 아파트 '임장' 나선다

귀성길 핸들 틀어 지방 아파트 '임장' 나선다

천안·아산·오송 찍고 세종…귀성동선 따라 발품
행정수도·GTX 등…교통망·개발계획 현장 점검

[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서울에 사는 A씨는 이번 추석연휴 귀성길을 활용해 평소 눈여겨보던 충청권 주요 단지를 둘러봤다. 평소 주말에 서울과 수도권 위주로 발품을 팔았지만 지방까지 시간을 내기 어려웠던 까닭에 고향방문을 '지방임장' 기회로 삼은 것이다. 정체를 피해 새벽일찍 서울을 나선 A씨는 경부고속도로 이동경로에 맞춰 천안·아산 주요 택지지구를 둘러본 뒤 오송역 인근 신축단지를 거쳐 최종목적지인 대전 본가로 향하는 동선을 짰다.

#고향이 부산인 B씨 사정도 비슷하다. 장거리 귀성길 정체가 부담스러웠지만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 핸들을 잡았다.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을 따라 내려가며 중간거점 도시인 대구 주요 정비사업 구역과 신축단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다. 평소 관심은 컸지만 영남권까지 따로 일정을 빼기 어려웠던 터라 이번 귀성길에 현장분위기와 교통·상권 등 주변인프라를 직접 체크하기로 했다.

세종시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명절연휴를 활용해 귀성·귀경동선에 맞춰 관심지역 아파트와 개발사업지를 둘러보는 이른바 '연휴 임장족'이 늘고 있다. 과거에는 연휴기간 서울 주요지역을 둘러보는 수준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지방 주요거점 도시로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에는 세종시를 비롯해 오송·천안·아산 등 충청권 주요지역이 대표 코스로 꼽힌다. 세종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로서 추가 행정기능 이전 여부가 부동산시장 핵심변수로 자리잡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과 공공기관 2차 이전 추진을 언급하면서 관련 논의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부동산시장에서는 연휴동안 외지인 문의와 방문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수도권 광역교통망 확충사업도 지방 임장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 연장 및 신설계획이 추진되면서 수도권 외곽과 주요 거점도시 연결성이 어떻게 달라질지 살펴보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단순히 현재 주거환경이나 가격만 확인하는 단계에서 나아가 향후 교통망 확충과 개발계획이 가져올 파급효과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다.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경기 남부권도 귀성길 임장대상지로 각광받고 있다. 동탄과 평택 등은 대규모 주거단지가 들어선데다 반도체 클러스터 등 대형 산업단지 조성과 교통망 확충이 함께 진행되고 있어 신축아파트를 중심으로 현장수요가 몰린다.

서울에서 출발해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귀성객 입장에서는 이동경로에서 벗어나지 않고 여러 지역을 효율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임장방식도 다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특정지역을 정해 하루동안 중개업소를 돌며 단지를 탐장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반면 최근에는 명절 귀성이나 여행일정에 임장을 자연스럽게 병행하는 사례가 늘었다.

당장 매수하기보다 향후 가격 변동성이나 개발 잠재력을 판단하려고 현장을 미리 둘러보는 탐색형 방문이 늘어난 영향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연휴임장은 당장 계약으로 이어지는 매수세라기보다 관심지역을 직접 확인하고 투자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얻으려는 탐색성격이 강하다"면서도 "행정수도 완성이나 공공기관 이전, 광역교통망 확충 등 명확한 개발호재가 부각되는 지역은 연휴를 계기로 현장방문객이 늘어난 이후 실거래로 연결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