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셀트리온이 차세대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초기 성장을 이끈 램시마·트룩시마 등의 후속 제품군을 확보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키트루다·다잘렉스 등 연매출 수조~수십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주요 타깃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현재 11개인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을 오는 2030년까지 18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후에도 매년 신규 제품을 추가해 2038년까지 총 41개의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바이오시밀러는 셀트리온의 성장을 이끌어 온 핵심 사업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4조1625억원 가운데 바이오의약품 매출이 약 3조8638억원으로 90% 이상을 차지한다.
셀트리온은 지난 2012년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국내 허가를 시작으로 트룩시마·허쥬마 등 후속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이후에도 유플라이마·베그젤마 등을 출시하며 제품군을 꾸준히 늘렸다.
셀트리온이 제품군을 대폭 늘리려는 건 여러 제품에서 고르게 매출을 내는 '다품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오리지널 특허 만료 후 경쟁이 치열해지는 바이오시밀러 시장 특성상 신규 제품을 지속적으로 추가해 특정 제품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 제품이 많아질수록 기존 생산시설과 글로벌 직판망을 여러 제품이 공유할 수 있어 규모의 경제 효과도 커진다.
셀트리온의 다품종 포트폴리오 전략이 겨냥하고 있는 건 특허 만료를 앞둔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다발성골수종 치료제 '다잘렉스',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오크레부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코센틱스' 등의 바이오시밀러를 후속 제품군으로 개발하고 있다.
키트루다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 약 317억달러(약 44조원)를 기록한 세계 최대 의약품이다. 다잘렉스도 같은 기간 약 144억달러(약 20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크레부스와 코센틱스 역시 연간 9조~10조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하는 블록버스터다.
개발도 상당 부분 진척됐다.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CT-P51'은 글로벌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셀트리온은 국내를 시작으로 미국·유럽·캐나다 등 주요 시장에서 순차적으로 허가 절차를 밟아 글로벌 퍼스트그룹 진입을 노리고 있다.
다잘렉스 바이오시밀러 'CT-P44'와 오크레부스 바이오시밀러 'CT-P53'은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코센틱스 바이오시밀러 'CT-P55'는 임상을 마치고 캐나다를 시작으로 한국과 유럽에서도 품목허가 절차에 돌입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바이오시밀러 임상 부담을 낮추는 규제 완화 움직임은 셀트리온의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에 순풍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높은 유사성을 입증하기 위해 대규모 비교임상 등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 허가 경험이 축적되고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은 과학적 근거가 충분한 경우 임상시험을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는 추세다.
실제 셀트리온은 최근 규제 변화에 맞춰 코센틱스 바이오시밀러 CT-P55의 임상 3상 환자 수를 기존 375명에서 153명으로 절반 이상 줄였다. 회사는 미국의 대조약 규제 완화까지 적용할 경우 면역항암제의 전체 임상 비용을 최대 25%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은 절감한 비용과 시간을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에 재투자해 제품군 확대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현재 11개인 바이오시밀러를 2038년 41개까지 늘릴 경우 공략 가능한 글로벌 시장도 약 85조원에서 400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글로벌 규제 완화라는 정책적 흐름은 초기 개발 역량과 대규모 생산, 직판망을 모두 갖춘 셀트리온이 최대의 수혜자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절감된 비용을 바탕으로 파이프라인을 더욱 촘촘히 확대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원가경쟁력을 갖춘 빅파마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