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도박 2년 새 7배 급증…김현정 “도박·사금융·2차 범죄 악순환 끊어야”

청소년 도박 2년 새 7배 급증…김현정 “도박·사금융·2차 범죄 악순환 끊어야”

14-18세 도박 범죄소년 2022년 74명→2024년 559명…올해 8월까지 323명 검거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1,777명·온라인 카지노 95.9%…불법사이트 464개 확인
도박 빚→불법사금융→사기·절도→총판 가담 우려…“범정부 대응체계 구축해야”

[아이뉴스24 이윤 기자] 청소년 도박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도박 빚과 불법사금융, 사기·절도 등 2차 범죄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에서는 청소년 도박을 단순 비행이 아닌 중독과 금융·범죄 문제가 결합된 구조적 문제로 보고 범정부 차원의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국회의원(경기도 평택시 병)은 청소년 도박과 불법사금융, 2차 범죄로 이어지는 연계 실태를 올해 국정감사에서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이 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4~18세 도박 범죄소년은 2022년 74명에서 2024년 559명으로 2년 만에 7배 이상 증가했다. 2025년에는 337명으로 감소했지만 올해는 8월까지 이미 323명이 검거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사이버도박의 확산세는 올해 처음 전국 단위로 실시된 자진신고에서도 확인됐다.

정부가 지난 5월 18일부터 8월 31일까지 운영한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기간에 모두 1,777명이 신고했다. 이 과정에서 청소년들이 이용한 불법 도박사이트 464개가 확인됐다.

특히 신고 청소년의 95.9%가 슬롯과 바카라 등 온라인 카지노를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스마트폰 등을 통해 접근하기 쉬운 온라인 카지노가 청소년 도박의 주요 통로가 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도박에 처음 노출되는 연령이 낮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2025년 청소년 도박 실태조사에서는 도박을 경험한 청소년 가운데 47.1%가 12세 이하에 처음 도박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국회의원 [사진=김현정 의원실]

청소년 도박이 단순한 금전 손실에 그치지 않고 각종 2차 피해와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교육부가 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는 청소년 도박이 일회성 비행을 넘어 중독이나 2차 범죄로 확산될 위험이 있는 만큼 예방과 발견, 개입, 상담·치유, 회복까지 전 과정에 걸친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의 학교 도박문제 대응 매뉴얼에도 도박 빚을 마련하기 위한 절도와 사기, 고금리 대출과 불법사금융 이용, 학교폭력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례가 제시돼 있다.

실제 정부의 올해 자진신고 과정에서도 도박자금을 마련하다 불법사금융 피해를 본 청소년들이 확인돼 신용회복위원회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와 연계됐다.

또 일부 청소년이 불법 도박사이트의 총판이나 회원 모집에 가담하면서 또래 청소년을 다시 도박으로 끌어들이는 구조도 문제로 꼽힌다. 도박 피해 청소년이 자금 마련을 위해 범죄에 노출되거나 도박 공급망의 일부로 편입될 경우 또 다른 청소년의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청소년 도박과 불법사금융 사이의 연계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정부 통계가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이 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상담은 2023년 1만3,751건에서 2025년 1만7,538건으로 증가했다. 올해도 7월까지 1만2,030건이 접수됐다.

하지만 금감원은 신고자의 연령과 불법사금융 이용 목적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어 청소년이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불법사금융을 이용하는 규모와 피해 실태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교육부도 올해부터 학교 도박 예방교육을 연 2회 이상으로 확대했지만 교내 불법 도박 총판이나 회원 모집 적발 현황은 별도로 집계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청소년 도박 확산에 대응해 예방교육과 자진신고, 상담·치유를 확대하는 한편 불법 도박사이트 차단과 공급자 단속 등을 추진하고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 도박사이트 감시·처리 건수는 5만2,067건에 달했다.

김 의원은 “청소년 도박의 진짜 무서운 점은 도박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도박 빚이 불법사금융과 사기·절도 등 2차 범죄로 이어지고, 일부는 다시 총판이나 회원 모집에 가담해 또 다른 청소년을 끌어들이는 악순환을 반드시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 도박은 각 부처가 자기 소관 영역에서 따로 대응해서는 사각지대를 막기 어렵다”며 “도박이 빚으로, 빚이 불법사금융과 2차 범죄로, 다시 총판과 회원 모집을 통한 또래 확산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하나의 범죄·중독 생태계로 보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교육·수사·금융·방송통신·보건복지 분야의 정보와 대책을 실질적으로 연계해야 한다”며 “예방과 조기 발견부터 수사·차단, 채무 및 불법사금융 피해 지원, 상담·치유와 재발 방지까지 아우르는 범정부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부처 간 칸막이로 인해 청소년 도박 대응에 공백이 발생하고 있지는 않은지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평택=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