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에스티팜의 주력 사업인 올리고핵산 위탁개발생산(CDMO)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존 고객사의 신약 상업화와 판매 확대에 힘입어 원료 수요가 늘면서 매출과 수주 규모가 함께 커지는 모습이다. 미국의 중국 바이오기업 견제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도 추가적인 성장 기회로 꼽힌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에스티팜은 최근 미국 소재 글로벌 바이오텍 기업과 6613만5000달러(약 913억원) 규모의 올리고핵산 치료제 원료의약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공급 기간은 내년 11월까지다.
이번 계약은 에스티팜의 올리고핵산 원료의약품 단일 계약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1월 825억원, 3월 897억원에 이어 올해 들어 최대 기록만 세 차례 갈아치웠다. 올해 공시한 세 건의 수주액만 약 2635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 3317억원의 약 80%에 해당하는 규모다.
실적에서도 성장세가 뚜렷하다. 에스티팜의 올리고 CDMO 매출은 지난해 2376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에스티팜의 2분기 올리고 CDMO 매출은 7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1% 늘었다.
올리고 사업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 요인으로는 상업화 제품용 원료 공급 확대가 꼽힌다. 에스티팜이 임상 단계부터 원료를 공급해 온 고객사 신약들이 허가를 받아 시장에 출시되면서, 실제 판매에 필요한 원료 공급량도 함께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올리고 매출 2376억원 가운데 상업화 프로젝트 매출은 1744억원으로 73%를 차지했다. 올해 2분기에도 상업화 프로젝트에서 497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전체 올리고 매출의 62%에 달하는 규모다. 6월 말 기준 올리고 수주잔고는 약 3억달러이며 상업화 프로젝트 비중은 약 80%에 달한다.
역대 최대 규모인 최근 계약도 기존 고객사의 상업화 품목에 대한 추가 수주일 것으로 추정된다. 대신증권은 기존 공급 이력과 적응증 확대 등을 고려할 때 이번 계약이 아이오니스 파마슈티컬스의 올리고핵산 치료제 '트린골자' 관련 물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상업화 품목의 적응증 확대에 따라 수요가 늘면서 에스티팜의 원료의약품 공급 물량도 함께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홍가혜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존 상업화 품목의 적응증 확대가 실제 공급 물량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향후 추가적인 상업화 품목 확보 가능성도 있다. 에스티팜은 임상 단계에 있는 다수의 올리고 신약 프로젝트에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신약 허가나 기존 제품의 적응증 확대가 이뤄질 경우 임상용으로 공급하던 원료가 상업용 대량 물량으로 전환될 수 있다. 에스티팜은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서 현재 진행 중인 CDMO 프로젝트 가운데 향후 3년 내 신약 승인 및 적응증 확대가 5건 이상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미국의 중국 바이오기업 견제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도 추가적인 성장 기회로 꼽힌다. 에스티팜은 이미 글로벌 올리고 CDMO 시장에서 3위권의 입지를 확보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를 이용하던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공급망 다변화에 나설 경우 신규 고객과 프로젝트를 추가로 확보하며 시장 영향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도 미국의 생물보안법 추진에 따른 공급망 재편을 에스티팜의 중장기 성장 요인으로 보고 있다. 중국 CDMO를 대체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경우 이미 대규모 생산능력과 상업화 경험을 확보한 에스티팜이 추가 수주를 확보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지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생물보안법 시행 시 우시STA의 올리고 물량이 에스티팜 등 글로벌 경쟁사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며 "에스티팜의 중장기 수주 확대 모멘텀이 본격 부각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분석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