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세웅 기자] 리튬인산철(LFP) 양극재가 보급형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확대를 등에 업고 배터리 양극재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니켈·코발트 등을 사용하는 삼원계 양극재보다 에너지밀도는 낮지만 가격 경쟁력과 열적 안전성, 긴 수명을 앞세워 시장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증가로 대규모 ESS 설치까지 늘면서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21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LFP 양극재 출하량은 524만톤으로 지난해 347만톤보다 5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 리튬이온배터리 양극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72%에서 올해 77%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LFP의 시장 지배력은 최근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24년 글로벌 양극재 출하량 370만톤 가운데 LFP는 236만톤으로 64%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347만톤으로 비중이 72%까지 올라갔다.
올해 상반기에도 LFP 출하량이 전년 동기보다 73% 증가하면서 전체 양극재 가운데 비중이 76%로 확대됐다.

LFP 성장의 배경에는 보급형 전기차와 ESS 수요 확대가 있다. LFP는 니켈·코발트 등을 사용하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는 낮지만 가격 경쟁력과 열적 안전성, 수명 측면에서 강점을 갖는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확대로 대규모 전력 저장 수요가 늘면서 ESS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ESS용 배터리 출하량은 461.3 기가와트시(GWh)로 전년보다 71% 증가했다. 북미 시장도 75.9GWh로 83% 성장하면서 중국 외 지역에서도 LFP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中 고밀도 LFP로 전환⋯공급과잉 속 기술 경쟁
세계 최대 LFP 생산국인 중국에서는 생산 확대가 더욱 가파르다.

올해 상반기 중국 LFP 생산량은 약 270만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73% 늘었다. SNE리서치는 최근 중국 LFP 업체들의 평균 가동률이 80%를 넘어섰으며 일부 선두 업체는 완전 가동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범용 제품을 중심으로 공급과잉이 이어지면서 경쟁의 초점은 고밀도·고성능 제품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 주요 업체들은 기존 3세대 이하 제품에서 3.5~4세대 이상 고밀도 LFP 생산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추세다.
최근에는 2.6g/cc 이상의 고압축밀도를 갖춘 고밀도 LFP 개발이 주요 개발 방향으로 떠올랐다. LFP보다 에너지밀도를 약 15~20% 높일 잠재력이 있는 리튬망간인산철(LMFP) 개발 경쟁도 확대되고 있다.
K배터리도 ESS용 LFP 확대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빠르게 성장하는 북미 ESS 시장을 겨냥해 LFP 생산과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미국 미시간주 랜싱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연간 35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목표로 ESS용 LFP 배터리와 전기차용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함께 생산하는 복합 거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랜싱 공장을 포함해 북미에 5개의 ESS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현지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SDI는 미국 인디애나주 스타플러스에너지(SPE) 공장에서 올해 4분기 ESS용 LFP 배터리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엘앤에프와는 내년부터 3년 동안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LFP 양극재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북미 생산시설과 국내 소재기업을 연결해 ESS용 LFP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SK온도 이달 엘앤에프와 오는 2028년까지 약 1600억원 규모의 고밀도 3세대 LFP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었다. 앞서 미국 네오볼타 파워와 9GWh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LFP 시장은 보급형 전기차와 ESS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중국 업체의 대규모 증설로 범용 제품의 공급과잉과 가격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K배터리 3사 역시 단순히 LFP 생산량을 늘리는 것을 넘어 고밀도와 급속충전, 저온 성능 등에서 차별화해야 한다. 북미 현지 생산과 공급망을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용 ESS 수요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향후 LFP 사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황세웅 기자(hseewoong8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