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용민 기자] 충북 청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에게 폭행당한 교사와 이를 제지하던 교원들이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사단체들이 잇따라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윤건영 충북교육감도 피해 교원에 대한 법률·심리 지원을 강화하라고 주문하며 교원 보호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청주시내 한 초등학교 5학년 A양의 학부모가 지난 3일 담임교사 B씨와 교감, 학교 스포츠 강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A양이 교실에서 담임교사와 교감, 학생부장 등을 폭행한 사건이 벌어진 다음날이다.
A양은 전날 치르지 못한 진단평가를 다시 보도록 안내받았으나 “시험지가 더럽다”며 바꿔 달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담임교사의 머리채를 잡고 발길질을 하는 등 폭행을 했고, 이를 제지하던 교장과 교감, 학생부장 등 교직원들에게도 욕설을 하고 추가 폭행을 가했다.
A양 부모는 고소장을 통해 사건 당시 담임교사 등이 A양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며 정서적 학대가 이뤄졌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충북교사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학생의 폭력 행위를 제지하고 교실의 안전을 확보하려 한 교원들을 대상으로 한 보복성·악의적 아동학대 신고”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단체는 “제자에게 폭행당한 교원들이 치료와 안정을 취하기도 전에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되는 참담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며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무력화하고, 교단에 2차가해를 가하는 행위에 교육 당국과 수사기관이 엄정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충북도교원단체총연합회도 같은 날 공동 보도자료를 내며 비판의 목소리를 키웠다.
두 단체는 “제자에게 폭행당한 것도 충격적이고 서러운 일인데, 학생의 위협적 폭력 행위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을 이유로 교원이 아동학대 가해자로 신고당한 것은 절망적인 교육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동학대 신고제도가 피해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이지, 교권 침해를 당한 교원을 압박하거나 정당한 생활지도를 위축시키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강주호 한국교총 회장은 “교사가 학생에게 폭행을 당하고 이를 말리던 교원들까지 피해를 입었는데, 오히려 아동학대범으로 고소돼 경찰 조사를 받는 상황은 정상적인 교육환경이라고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교사가 학생의 폭력과 수업 방해를 보고도 나서지 못하는 위축 상황이 반복되면 피해는 결국 다른 학생들의 안전과 학습권으로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윤건영 충북도교육감은 이날 관련 내용을 보고받고 피해 교원들에 대한 지원 강화를 지시했다.
윤건영 교육감은 “폭행 피해를 본 교원들이 다시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돼 수사를 받게 된 상황을 매우 무겁게 보고 있다”며 “피해 교원들이 법적·심리적 어려움까지 혼자 감당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당한 교육활동이 충분히 소명될 수 있도록 교육감 의견서를 신속하게 제출하고, 법률 상담과 자문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윤 교육감은 해당 학생에 대한 교육적 지원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경우 관계기관과 적극적으로 연계하고, 치료와 상담, 학교 적응 과정까지 촘촘하게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다.
윤건영 교육감은 “이번 일을 계기로 현재의 매뉴얼과 지원 체계가 실제 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세밀하게 점검해야 한다”며 “선생님은 안심하고 가르치고 학생은 안전하게 배우며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 현장의 대응 체계와 지원 제도를 더욱 촘촘하게 갖추는 데 교육청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청주=이용민 기자(min54659304@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