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상의 디지털자산] 원화 스테이블코인보다 먼저 물어야 할 세 가지

[김주상의 디지털자산] 원화 스테이블코인보다 먼저 물어야 할 세 가지

[아이뉴스24 안영록 기자] 한국인이 국내에서 월급을 받고 세금을 내며 생활비를 쓰는 한 원화의 기반은 견고하다. 그러나 해외 서비스 결제, 글로벌 투자, 외국인 간 송금이 디지털 지갑으로 이동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달러 기반 디지털화폐가 더 싸고 빠르며 어디서나 받아들여진다면, 원화는 국경 밖에서뿐 아니라 디지털 공간에서도 경쟁해야 한다.

[사진=김주상 한국디지털자산연구소장]

통화 경쟁의 핵심은 발행 여부가 아니다. 누구나 토큰을 만들 수 있지만, 누구나 돈을 만들 수는 없다.

돈이 되려면 가치가 안정적이고, 언제든 같은 액면의 은행예금이나 현금으로 바뀌며, 많은 곳에서 받아들여져야 한다. 발행 기술보다 준비자산, 상환권, 유통망과 감독 체계가 먼저다.

원화 기반 디지털화폐에는 분명히 기회가 있다. 국내 상거래와 세금, 급여, 공공 바우처에 연결하면 원화의 디지털 사용성을 높일 수 있다.

수출기업이 거래상대방과 조건부 결제를 자동화하거나, 외국인이 한국 콘텐츠·관광 서비스를 이용할 때 원화 결제를 쉽게 만들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원화 코인’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실제 경제활동과 연결되는가이다.

위험도 있다. 발행사에 자금이 몰리면 은행예금이 빠져나가 대출 여력이 줄 수 있고, 불안이 생겼을 때 대규모 상환 요구가 발생할 수 있다. 준비자산이 불투명하거나 만기가 긴 자산에 투자돼 있다면 액면가 상환이 흔들린다. 해외 지갑을 통한 이동이 늘면 자금세탁방지와 외환거래 관리도 복잡해진다.

[사진=아이뉴스24 DB]

그래서 한국은행이 연구하는 예금토큰 모델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은행예금을 기반으로 발행하는 예금토큰은 기존 은행 규제와 예금 관계 안에서 디지털 결제 기능을 확장하려는 접근이다.

반면, 비은행 발행 스테이블코인은 혁신 속도와 개방성에서 장점이 있을 수 있지만, 별도의 상환·준비자산·도산격리 장치가 필요하다. 둘은 경쟁하면서도 역할을 나눌 수 있다.

원화의 생존 전략은 세 가지다. 첫째, 누구의 원화든 같은 가치로 교환되는 ‘단일성’을 지켜야 한다. 둘째, 결제와 상환이 24시간 안정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셋째, 국내에서만 도는 폐쇄형 포인트가 아니라 무역·관광·콘텐츠처럼 외부 수요를 만드는 사용처가 있어야 한다. 기술 표준과 해외 규제의 상호운용도 필수다.

소비자 보호는 속도보다 앞에 놓여야 한다. 앱 화면의 1원이 법적으로 무엇인지, 발행사가 파산하면 누구에게 청구할 수 있는지, 준비자산은 분리돼 있는지, 개인정보와 거래 정보는 어디까지 공유되는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이름에 ‘원화’가 붙었다고 국가나 중앙은행이 가치를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원화가 살아남는다는 표현은 달러를 밀어낸다는 뜻이 아니다. 한국 국민과 기업이 디지털 경제에서도 원화를 신뢰하고 편리하게 사용하며, 필요할 때 외화와 투명하게 교환할 수 있다는 뜻이다.

통화주권은 국경을 닫아 지키는 성벽이 아니라 신뢰·사용처·교환성을 갖춘 경쟁력에서 나온다.

필자 소개: 김주상은 전자상거래와 기술경영을 기반으로 디지털자산과 미래금융을 연구하는 IT컨설턴트다. 2013년 비트코인의 전자상거래 화폐 가능성을 연구했으며, 암호화폐·NFT 제공 시스템 관련 등록 특허(2023)와 저서로는 ‘100년 만에 부의 기회가 왔다(2021)’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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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록 기자(rogiya@inews24.com)